[단독]檢, 선관위 ‘드루킹’ 수사의뢰에 처음엔 거부

최민지 기자, 최동수 기자
2018.05.08 09:01

"중앙선관위, 국민의당 고발건 맡았던 남부지검에 '드루킹 의혹' 의뢰하자 반려"

드루킹 일당이 운영해온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사무실 출입구. /사진=뉴스1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 의뢰 했지만 검찰이 이를 한 차례 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국민의당 고발로 드루킹의 댓글 조작 혐의를 수사했던 서울남부지검이 "관할청이 아니다"며 수사 의뢰를 반려한 것이다.

통상 동일인에 대한 추가 수사 의뢰건이 들어오면 먼저 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곳에서 통합해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당시 검찰이 사안을 축소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본지 4월26일 보도[단독]檢, 2016년 이미 경공모 압색…작년엔 '기막힌 핑계'참고)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은희 의원실(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5월 4일 "드루킹 김모씨(49)와 닉네임 '파로스' 김모씨(49)가 인터넷 카페 회원들에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도록 권유하고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가 거부당했다.

중앙선관위가 남부지검을 찾은 이유는 당시 국민의당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문재인 후보 공식 팬카페 '문팬' 회원 14명 중 드루킹 김씨가 포함돼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동일인에 대한 추가 고발건은 선행 조사가 이뤄진 지검으로 통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웬일인지 남부지검은 "관할이 아니다"며 반려했다. 이후 중앙선관위는 하루 뒤인 5월 5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고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사건이 배당됐다.

이후 5월 9일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국민의당과 민주당은 지난해 9월 대통령선거 관련 각종 고소·고발을 쌍방취하했고 이때 남부지검의 드루킹 수사 건도 없던 일이 됐다.

고양지청 역시 "드루킹이 이끌었던 네이버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일당과 민주당의 관련성을 인정할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같은 해 10월 중앙선관위 의뢰건을 내사 종결했다. '증거불충분'의 근거로 든 것은 무려 1년 전인 2016년 9월 경공모 카페 사무실(느릅나무 파주 사무실)과 운영진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입수한 컴퓨터 등의 분석 결과였다.

당시 드루킹과 파로스 김씨는 20대 총선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 측 자원봉사자에게 선거운동 대가로 200만원을 제공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드루킹과 파로스는 지난해 6월 각각 벌금 600만원, 4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남부지검이 드루킹 수사 의뢰를 반려한 것에 "두 건의 수사 대상이 동일인이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남부지검에 이미 고발된 신원불명의 드루킹과 중앙선관위가 수사 의뢰한 김모씨가 동일인이라고 볼만한 증거가 없었으므로 관할이 아니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가 알고 있었던 사안을 수사를 맡았던 검찰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남부지검은 드루킹이 국민의당으로부터 고발당한 것은 맞지만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조사 결과 문팬 카페에 올라온 드루킹의 글은 다른 회원이 퍼 나른 것"이라며 "드루킹의 글을 옮겨온 문팬 회원만 조사했다"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은 애초 작년에 드루킹 의혹이 시작됐을 때부터 검찰의 수사 의지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권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수사를 의뢰하기 전부터 드루킹은 피고발인이었으므로 검찰은 중앙선관위 건도 국민의당 고발 건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는 게 맞다"며 "당시 검찰이 수사 의지가 없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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