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 성년연령 19세→18세, 통일 위한 필수조치“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9.02.28 05:00

[the L] 법무부 '민법상 성년연령 인하의 법적 쟁점' 보고서 들여다보니

정부가 청소년이 성인이 되는 '성년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제출받은 연구용역엔 "17세를 성년연령으로 하는 북한 성년연령과 격차가 줄어 향후 통일을 준비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그러나 성년연령에 이은 선거연령의 개정 필요성에 대해선 “나라별 입법정책에 달린 것”이라는 중립적 입장을 표했다.

27일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52·서울 강서갑)을 통해 입수한 법무부의 '민법상 성년연령 인하의 법적 쟁점' 보고서에는 현재 만 19세인 성년연령을 18세로 하향할 경우 조정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양쪽 모두 담겨 있었다. 민법상 성년연령은 '부모의 친권에서 벗어나 단독으로 유효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연령'을 뜻한다.

보고서는 성년연령 하향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대해 "사람에게 더욱 이른 시기에 자유의사와 자기책임에 따르는 행위능력을 수여하는 법률효과를 동반하며 이는 이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보장할 수 있다"며 "민법에서 성년연령의 하향조정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정신을 받아들여 법률에 반영함으로써 국제사회의 흐름과 보조를 같이하는 입법"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성년연령의 조정은 다가오는 통일을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실질적인 통일은 상호 법제의 통일 또는 접근이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과제인데, 현재 19세의 성년연령은 17세를 성년연령으로 하는 북한의 성년연령과 적지 않은 격차가 있다"며 "사법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성년연령의 하향 조정은 통일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내다봤다.

또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민법체계와 재산권의 국유를 근간으로 하는 북한의 사회주의경제체제에서 법률행위능력은 그 기능과 역할을 달리할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이 (성년연령 하향을 통해) 주도적으로 평화통일을 선도하여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하며 그 준비과정에서 법적·제도적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썼다.

아울러 보고서는 성년연령을 18세로 인하할 경우 맞이할 우리 사회의 충격도 일본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011년 3월 7일의 전문개정으로 이미 한 차례 20세의 성년연령을 19세로 내린 현행 민법은 한꺼번에 2년의 연령을 내리는 개정 일본민법에서와는 달리 법적·사실적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국회는 지난 2011년에도 논의 과정에서 성년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방안 역시 논의했다. 다만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사이에 성년자와 미성년자가 혼재할 수 있다는 등의 사정을 이유로 19세를 성년연령으로 확정지은 바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성년연령 하향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 역시 표명했다. 연구진은 "어린 사람으로부터 부모의 보호와 부양청구권을 박탈하고 그를 거래의 정글에 내몰 위험마저 수반한다"며 "성년기에 달한 미성년자 혹은 갓 성년기에 접어든 성년자의 거래형태를 실증적으로 확인하고, 그들이 얼마만큼 거래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년연령 하향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준비작업들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민법상 성년연령 인하에 따라 선거법령 개정 필요성 여부에 대해선 중립적 의견을 내놨다. 연구진은 "세계 각국의 입법례는 대부분 18세를 선거연령으로 하며, 피선거연령을 선거 연령과 구별하여 규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도 "유엔아동권리협약과 같은 공동의 법적 기초가 없는 현재 세계의 추세는 참고사항이고, 일본법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행 법제에 기준연령에 대한 혼란이 적지 않은 상태에서 (성년연령 인하와 선거연령 인하)이는 신중히 접근할 사항"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연구진은 일본이 성년연령을 18세로 하향한 것은 실증적 증거나 법적 정당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입법자의 결단에 따른 입법정책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만일 성년연령을 하향 조정할 경우 △소년법 △청소년기본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복지법 △한부모가족지원법 △주민등록법 △입양특례법 △근로기준법 △도로교통법 등 '미성년'을 직접 법률개념으로 사용하지 않지만 유사한 법률 용어를 채용한 관련법률을 체계적이고 통일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현행법상 19세 미만의 사람을 민법은 '미성년자', 소년법은 '소년'으로,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본법은 9세 이상 24세 이하의 사람을 '청소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19세 미만의 사람을 '아동·청소년'으로, 아동복지법은 18세 미만의 사람을 '아동'으로, 한부모가족지원법은 18세 미만의 사람(취학 중일 경우에는 22세 미만의 사람)을 '아동'으로 본다. 입양특례법의 '아동'은 18세 미만의 사람이다. 공연법상 '연소자'는 18세 미만의 사람이다. 도로교통법은 13세 미만의 사람을 '어린이'로 보는 등 유사한 나이 개념에 대한 정비가 되어있지 않은 실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고서 내용은 정부의 공식 견해가 아닌 연구자의 견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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