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인·허가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특히 인보사 품목 허가를 최종 승인한 결재라인에 대해 강도높은 수사에 나서고 있어 심사 허가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들여다 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충북 청주시 소재 식약처 본청과 함께 부산 소재의 A대학 김모 교수의 연구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김 교수는 인보사 품목허가를 최종 결재한 사람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장으로 근무했다. 부산 소재 A대학병원 병리과장을 지내다가 2015년 11월 국민추천제 1호로 생약심사부장에 신규 임용됐다. 사실상 식약처 첫 개방직 인사다. 그는 2018년 11월까지 심사부장을 지내면서 의약품과 화장품의 안전성 심사와 품목허가를 총괄했다.
앞서 검찰은 식약처 압수수색 당시, 평가원 등 인보사 심사·허가 관련 주무부서를 중심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 교수가 생약심사부장을 역임할 당시 실무 업무를 맡았던 인사들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이들에 대한 소환 등을 검토 중이다. 이들 중 인보사 평가심사의 서류를 직접 검토했던 당시 생약심사과장 등이 포함됐다.
제약업계 등 일각에서는 부장급인 김 교수가 인보사 허가를 전결처리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신약 품목허가의 최종 결재권자는 식약처장(당시 손문기)이었는데 인보사만 부장급선에서 결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인보사 제품허가가 난 2017년 7월 12일이 마침 식약처장의 퇴임식날이라는 점도 부자연스러운 대목이란 게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인보사 허가가 난 당일이 공교롭게도 당시 손 처장의 퇴임식 날"이라며 "결재라인을 확인해보면 처장 사인이 없다. 식약처 본청이 당시 해당 업무를 맡고 있지 않고 산하기관인 평가원이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위임전결규정에 따라 신약은 원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의 전결처리 사항"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검찰은 인보사 허가 과정과 관련해 최종결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2017년 인보사 심의가 두 달만에 다시 열려 '불허'에서 '허가'로 뒤바뀐 경위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4월에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약심위)에서 인보사는 △유사계열 의약품과 직접비교 임상이 필요 △골관절염의 구조개선 입증이 필요한데 없다는 점 △골관절염 증상 완화를 위해 유전자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위해(Risk)가 더 크다는 점 등 3가지를 근거로 '불허'됐다.
하지만 두달만인 6월에 같은 안건이 약심위에 올라왔는데, 그 사이 코오롱생명과학은 3가지 불허이유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고 약심위 위원 구성도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인보사의 안정성과 유효성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1차 회의결과는 2달만에 번복되어 품목허가가 이뤄졌다"며 "약심위 결과가 바뀌는 과정에서 식약처나 코오롱 고위직 인사의 개입 여부에 대해 검찰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3~4일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식약처 등을 압수수색한 뒤 증거물 분석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형사2부 소속 검사 3명에서 2명을 더 파견받는 등 수사인력을 확대해 강도높은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자료 분석이 끝나는대로 관련자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