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2의 안인득 막아라'…정신질환 범죄자 신원정보, 당사자 동의없이 경찰 제공

오문영 인턴, 김태은 기자
2019.06.24 00:01

[the L]법무부, 보호관찰법 개정 추진…지역정신건강센터와 정보 공유도 함께 추진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이달 17일 오전 4시 30분께 발생한 방화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40대 남성 안인득(43)씨가 19일 오후 진주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범죄를 저질러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정신질환자의 신원정보가 경찰에 공유될 전망이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관들이 사전에 피의자의 위험성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정신질환범죄자의 신원정보(성명, 주소, 죄명, 판결내용, 남은 보호관찰 기간 등)를 당사자 동의 없이 경찰에 제공하기 위해 보호관찰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통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들은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조건으로 형의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보호관찰이란 유죄선고를 받은 범죄자를 교정시설이 아닌 사회 내에서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현행법상 법무부는 보호관찰 대상자의 신원을 당사자 동의없이 경찰에 제공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이 당사자 동의없이 개인의 신상정보를 이용하고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무부는 보호관찰법 내에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정신질환범죄자의 신원을 제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 있는 경우 타인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4월 피의자 안인득에 의해 발생한 '진주 방화·살인사건'을 계기로 이같은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경찰이 안씨의 정신질환 병력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면 대형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보고있다.

안씨는 2010년 당시 지나가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다. 방화살인 사건 7개월 전부터 안씨에 대한 폭력 성향을 알리는 이웃 주민들의 신고는 반복적으로 이뤄졌지만 경찰은 안씨의 정신질환 여부를 알지 못한 채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경찰은 지난 3월 12일 안씨를 오물을 뿌린 혐의(재물손괴)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때도 안씨가 조현병 환자인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은 위험성이 객관적으로 드러났던 사람들"이라며 "어느 선까지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경찰 등과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정신질환범죄자의 신원을 경찰 외에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보호관찰을 받는 정신질환범죄자들을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하고, 사회적응 및 스트레스 관리 등을 위한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