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 위험지역에서의 입국 금지 방침을 밝히자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깊다. 가뜩이나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는데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영업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한복 대여 업체 주인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중국 관광객이 과거 그 어느때보다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업체 관계자들은 여론에 공감은 하지만 입국 금지 조치 장기화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한복집들은 할인 행사 등을 내세우며 손님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발생 이후 경복궁을 찾는 관광객 자체가 줄어들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경복궁 인근에서 3년째 한복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홍사택씨(60)는 "비슷한 시기에 비해 중국인 손님이 절반 이상 줄은 것 같다"며 "전에도 사드 보복 등 여파로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확실히 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한복 가게를 하고 있는 A씨도 고통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A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의 바닥이라고 할 만큼 줄어들었다"며 "손님이 전반적으로 많이 줄었는데 중국 손님이 유독 많이 줄었다"고 울먹였다.
인근의 한 업체 관계자 B씨는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밖으로 돌아다니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한국 손님들도 덩달아서 집에 있으려고 해서 한국인 손님들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외 관광객이 두루 찾는 경복궁은 최근 방문객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경복궁 관계자는 "토요일 기준 관광객 1만3000여명 정도가 경복궁을 찾았는데 지난 1일(토요일)에는 6000여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 여론까지 힘을 얻자 한복 대여 업체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들에게는 당장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째 한복 가게를 운영 중인 성수현씨(48)는 "중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가 코로나 확산 방지에는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관광객들 대상으로 하는 가게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가게가 영업을 안하면 직원들 생계에도 지장이 있기 때문에 찬성도 반대도 못하는 상황"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들 중 일부는 입국 금지 조치의 확대나 장기화는 안된다고 했다. 인사동 문화거리에서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45)는 "개인적으로는 기존에 없던 바이러스다 보니 심각하게 다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청결을 잘 지키는 등 위생만 철저히 관리하면 중국인 입국을 금지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막는다고 해서 해결방안이 될 수도 없고 경제적인 손실만 끼칠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이렇게까지 하면 더 안 좋아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는 미국, 일본 등 국제 사회 흐름과 국민적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미국 시간 기준으로 2일 오후 5시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 금지했다.
호주, 일본 정부도 1일부로 중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로 자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은 입국을 금지한다. 싱가포르, 베트남 등의 국가도 최근 2주간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