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달라" 국회 요청에 사유도 없이 묵살한 법무부

이정현 기자
2020.02.04 17:27

[the L]

법무부

법무부가 아무런 사유없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13명에 대한 공소장을 제출할 수 없다는 뜻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가 재차 사유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법무부는 이마저도 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국회의 공소장 제출 요구를 거절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무부에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검찰 공소장 제출을 요청했다. 이에 대검찰청은 공소장 비실명화 작업을 완료한 뒤 30일 공소장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검찰로부터 전달받은 공소장을 제출할 수 없다는 뜻을 국회에 전달했다.

국회법 128조에 따라 국회 본회의, 위원회 또는 소위원회는 그 의결로 안건의 심의 또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와 직접 관련된 보고 또는 서류와 해당 기관이 보유한 사진, 영상물의 제출을 정부나 행정기관 등에 요구할 수 있다. 통상 주요사건이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어간 경우 국회는 이 조항에 따라 검찰 공소장을 제출받아 왔다.

법무부가 국회의 이같은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하려면 해당 자료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정보공개법 제9조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 처리할 수 있다. 또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나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도 비공개 처리할 수가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국회의 공소장 제출 요구를 거부하며 아무런 사유를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측은 법무부에 제출하지 못하는 사유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이에 회신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현 정권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보통 법무부가 국회 자료제출 요구를 미루거나 늑장 제출을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제출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라면서 "이정도 사안이면 법무부장관 결재로 이뤄졌을텐데, 현 정권의 눈치를 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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