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젠 유행 단계…3가지 의문점

백지수 기자
2020.02.19 04:30

[MT이슈+]코로나19 지역사회 '유행'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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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권역의료응급센터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해외 여행 이력도 없고 확진 환자와의 접촉 여부도 확실치 않은 코로나19(COVID-19) 환자가 잇달아 나왔다. 보건당국은 지역 사회 유행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모르는 새 바이러스에 걸려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앞선 확진 환자들이나 퇴원한 환자들의 증상이 경미했던 경우가 많아 보건당국이 확진하지 못한 사례들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소견들을 밝혔다. 이 때문에 마스크를 쓰거나 경미한 잔기침만 해도 자가 격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이제 지역 사회에서 '유행'하는 단계라는 판단과 함께 방역·진단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현 시점 코로나19에 대한 주된 의문점들을 정리했다.

의문점 1 : 도대체 어디서 걸리나

18일 대구에서 확진된 31번째 환자(59·한국 국적·여)와 지난 16~17일 잇달아 확진 받은 29·30번 환자는 모두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 이력도 불확실하다.

심지어 31번 환자는 대구에서 첫 환자다.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는 지난 2주 동안 거의 대구시 안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날 "환자 진술에 따르면 31번 환자가 지난달 29일 (직장) 'C클럽'의 서울 강남 본사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시 보건당국이 아직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다.

감염 경로가 확실치 않은 환자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보건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당국도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같은 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여행력 없는 환자가 3명 나왔고 아직 역학적 연관성을 단정해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사례 정의를 확대하고 많은 검사를 시행하면 유사한 환자가 보고될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알려진 코로나19 전염 경로는 비말(침방울)이나 호흡기 분비물이 감염자의 재채기·기침로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는 경우다. 또 감염자의 분비물이 묻은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의 눈·코·입 등의 점막으로 침투해 감염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코로나19가 공기 중 전파할 가능성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공장소 등에서 모르는 사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문점 2 : 코로나19, 알려지지 않은 증상 더 있나

이 가운데 18일 오후에는 지난달 중국에 다녀온 남성(39)이 돌연 폐렴 증세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보건당국이 다 파악하지 못한 증상과 감염자가 더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18일 오전 9시5분쯤 의식과 호흡이 없어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오전 10시30분쯤 사망했다. 이후 코로나19 감염 검사가 실시됐다.

현재까지 중대본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은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다. 그러나 가슴 통증 등의 증상도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코로나 19가 확진된 29번 환자(82·남성)가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도 발견된다. 3번 환자와 접촉했다가 17일 동안 증상이 없던 28번 환자(31·중국인 여성·17일 명지병원 퇴원)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증상이 없는 감염자가 면역력이나 호흡기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해 증상을 키우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일반 인플루엔자(유행성 독감)과 코로나19가 증상으로는 감별이 되지 않는다"며 "증상 없이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유행 정도가 커지고 노인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감염돼서 사망 사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의문점 3 : 내 옆 기침하는 사람도 숨겨진 감염자일까

경미한 증상이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시민들 사이에서는 옆 사람의 잔기침에도 걱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 검사 대상은 △해외여행력이 있는 경우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여행력이 없어도 의사 소견이 있는 경우 △원인 불명 폐렴이 있는 경우 등에 한정돼 있다. 증상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병원에 가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이미 지역사회 유행의 시작 단계에 왔다고 보고 있다. 보건당국의 방역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역사회에서 집단 발병하는 상황이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봐야한다"며 "이미 경증 전파가 여러 면에서 확인된 만큼 알 수 없는 환자가 많아지는 상황이 곧 올 수 있어서 잔기침만 해도 병가를 권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 역시 "확인되지 않은 감염자들이 또다른 감염을 발생시키는 지역사회 유행이 시작되는 시점이 도래한 만큼 방역 단계를 확대해야 한다"며 "이제는 검역 중심의 방역이 아니라 검사를 많이 해서 감염자를 걸러내는 '진단 중심' 방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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