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범죄자들은 점점 더 범죄를 저지르기가 어렵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이다. 주요 시설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CCTV가 설치돼 범죄가 발생했을 때 수사기관이 범죄자들을 검거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CCTV에는 공통점이 있다. 여러 브랜드에서 CCTV가 나오지만 하나같이 녹음 기능이 없다. 기술 발전에 따라 배터리 용량이나 녹화 화질은 계속 개선되고 있으나 녹음과 관련해서는 발전이 없다.
이처럼 CCTV에 녹음이 되지 않는 이유는 법적인 문제와 얽혀 있다. 우리 법이 대화 참여자가 아닌 타인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는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청취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는 조문 그대로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을 때만 금지하고 있어 녹음자가 직접 대화에 참여한 경우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렵다.
이에 따라 법원도 기본적으로 몰래 녹음은 위법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법원은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 차량이나 집에 녹음기를 설치해 몰래 녹음한 경우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한 바 있다. 또 회사 동료들이 자신을 험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무실 책상에 녹음기를 설치한 직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녹음을 한 사람이 대화에 참여한 당사자인 경우 처벌하지 않고 있다. 기자가 취재원과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도 기자가 대화 참여자이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 지난 2014년에는 택시기사가 승객과 나눈 대화를 동의없이 인터넷에 생중계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둘 다 대화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법이 타인 간의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CCTV에는 녹음 기능이 들어갈 수 없다. CCTV에 소리가 녹음되는 순간 불법 녹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