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보니 돈 많은가 봐"…동창 납치 실패한 30대들 '실형'

류원혜 기자
2020.11.01 11:54
/사진=뉴스1

고등학교 동창생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30대 남성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윤강열 부장판사)는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32)와 강모씨(31)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

최씨와 강씨는 피해자 A씨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외제 차량 등 고가 물건의 사진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 최씨와 강씨는 10여 년 전 온라인게임을 통해 알게 돼 현재까지 선후배 사이로 지내왔다. A씨는 최씨의 고교 동창생이다.

이들은 A씨가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돈을 많이 번다고 여겼다. 두 사람은 중국 동포(조선족)를 동원해 A씨를 납치한 뒤 거액의 돈을 가로채기로 결심했다.

지난 1월18일 최씨와 강씨 등 6명은 경기 수원의 A씨 자택 부근에서 차를 타고 대기하다가 미행을 시작했다. A씨가 서울 강남구로 이동한 뒤 도로에 차를 세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이들은 A씨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A씨가 미용실에서 볼일을 마치고 나오자 최씨 등은 A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금품을 갈취하려 했다. 하지만 A씨가 소리를 지르며 격렬하게 저항해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한 조선족은 A씨 차량에 있던 현금 200만원과 휴대전화, 클러치백을 갖고 도주했다.

앞서 1심은 최씨와 강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고, 항소심 판단은 1심과 달랐다. 재판부는 최씨와 강씨가 범행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등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선족 4명에게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범행 계획을 수립하고 역할을 분담한 후 피해자 강제납치를 시도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만일 피해자가 범행 현장에서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다면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임이 명확하다.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엄정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특히 "최씨와 강씨가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반성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1심과 같이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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