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을 건네받거나 마약 관련 정보를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마약 투약·흡연·섭취 행위로 기소되지 않았다면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오석준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2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 중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 40시간 부분이 잘못됐다며 파기하고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2025년 2월 한 채팅 앱의 게시판에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인 '술 한잔'을 이용해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해 4월에는 인천의 한 호텔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필로폰 약 0.14g을 무상으로 건네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20만원을 선고하고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김씨가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기각했다.
쟁점은 김씨가 마약류관리법상 재활교육 이수명령 대상인 '마약류사범'에 해당하는지였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사범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재범 예방에 필요한 교육의 수강명령이나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은 이 조항에서 정한 마약류사범은 마약류를 투약·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씨에게 적용된 공소사실은 마약류를 건네받고 마약 관련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제시했다는 내용일 뿐 마약류를 투약·흡연 또는 섭취했다는 내용은 아니었다.
대법원은 김씨를 해당 조항의 마약류사범으로 볼 수 없고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도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자판한 후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