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엘리베이터 점자 버튼 위에 항균필름이 덮여 있거나, 스마트 기기를 통한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더해 시중에서 판매되는 음료수에도 점자 표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일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은 '나도 제발 음료수 좀 알고 먹자. 시각장애인은 무슨 음료인지 어떻게 알고 살까? 유통기한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영상에서 음료 총 34개를 준비한 뒤 겉면에 표기된 점자를 이용해 종류 별로 나누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 중 제품명을 점자로 표기한 음료는 단 하나였다.
영상에 따르면 음료 점자 표기는 제품명이 아닌 맥주, 탄산, 음료 세 종류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표기가 정확하지 않아 음료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탄산음료를 그냥 음료로만 표기해 이온음료나 커피 등과 구별되지 않는 경우다.
심지어 일부 수입 맥주에는 아예 점자 표기가 없었다. 200㎖ 우유의 경우 우유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으나 맛 표시가 없어 종류를 알기 어려웠다. 그는 오히려 점자가 없는 유리병 제품, 플라스틱 포장 제품을 더 잘 구분해냈다. 제품마다 독특한 외형과 무늬가 있어서다.
한솔은 점자 표기가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유통기한도 언급했다. 그는 "유제품이 문제인데, 그냥 바로 먹는다"며 "점자로 유통기한을 찍을 수 없으니 바코드를 만들어서 앱으로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음료 제조사들이 점자에 제품명 대신 단순 품목을 적는 이유는 음용구 공간 문제, 비용 문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점자가 표기되는 음용구에 공간이 부족해 2음절 이상 새기는 게 어렵고, 제품명을 각각 새기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솔은 "핑계 아닌가 싶다"며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음료를 구분하기 위한 수단인데, 글자 수가 부족해서 음료라고만 적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음료인 건 만지면 다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향이 일정해야 한다. 어떤 건 거꾸로 돼 있고, 어떤 건 테두리 때문에 점자 방향이 틀렸다"며 "모든 음료 점자 방향이 통일됐으면 한다. 옆면에 하면 찌그러질 우려가 있다고 하니, 밑바닥에 점자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이온이면 이온, 커피면 커피 조금 더 구분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특정 문자가 있든지, 우유에 점 개수로 맛을 표현하면 좋겠다", "점자 하나 넣는 게 그렇게 어렵나", "바코드를 인식하면 상품명을 읽어주는 시각장애인용 어플도 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문제 개선에 동참하고 있다. 이 영상은 게시된 지 3일 만인 7일 오전 11시 기준 조회 수 2만3900여회를 기록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2019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각장애인은 25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