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개미 핵심투자처 ETF, 400조 시대 (上)
- 100여일만 100조원 증가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이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호황을 중심으로 한 국내 주식 상승세에 국내 주식형 ETF에 자금이 몰렸고 ETF로 노후 자금인 연금을 굴리는 개미(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성장이 가팔라지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국내 상장 ETF 순자산은 전일대비 5조9258억원이 늘어난 404조50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가 랠리를 펼치며 ETF 성장의 기반이 됐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반도체 섹터를 필두로 한 국내 기업들의 견고한 실적과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 정책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한 점이 주효했다"며 "개별 투자 대신 분산 투자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스마트 개미들이 ETF를 핵심 투자 수단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주식형 ETF 순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146.1%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ETF는 47.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77.9%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 빅2의 성장이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 역대급 실적 성장 기대감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담고 있는 국내 주식형 ETF에 자금이 몰리고 순자산이 성장한다. 또 반도체 관련 신규 ETF 상장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고 있는 ETF는 각각 378개, 376개에 달한다. 편입금액도 각각 84조5000억원, 60조2700억원으로 추정된다.
ETF는 연금 투자 문화도 바꾸고 있다. 연금 계좌에서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추가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원리금 보장형에서 실적 배당형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ETF가 핵심 연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1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퇴직연금(DC(확정기여형)·IRP(개인형퇴직연금)) 중 ETF 투자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종목을 고르기보다 ETF를 활용해 자산배분을 하는 흐름이 강해졌고 특히 퇴직연금, IRP, 개인연금 등 장기 자금에서 ETF 활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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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상승때 외인 물량 폭탄 소화

ETF(상장지수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3000선에서 6000선으로 수직 상승하는 사이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끈 수급의 엔진 역할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53조원 넘게 순매도를 했지만 ETF자금으로 추정되는 금융투자(증권)는 64조원 이상 순매수로 물량을 받았다. 이 기간 7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과 함께 수급 주체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53조470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39조970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들도 6조880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기관투자자 가운데 금융투자 순매수 규모가 64조3500억원에 달했다. 금융투자 매매는 대부분 ETF 관련 자금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이 ETF에 투자하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현물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해 헤지에 나서는데 이 거래가 금융투자 매매로 잡히기 때문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장은 이미 개인과 ETF가 주도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외국인 자금이 시장 방향을 결정했지만 최근 리테일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지수 레벨업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투자 수급 확대는 시장 유동성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TF 순자산이 400조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이같은 증시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02년 10월 ETF가 첫 출시된 이후 2023년 6월 처음으로 ETF 순자산은 100조원을 넘겼고 2년만에 200조원, 이후 7개월 만에 300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이후 3개월반동안 100조원이 늘어나면서 400조원까지 빠르게 돌파했다.
개인투자자들의 ETF 거래가 늘어나면서 시장 대비 ETF 거래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6월 코스피 거래대금 가운데 ETF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5.5%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2월 31.2%로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가 6000을 넘어서며 거래가 급증했던 2월엔 36.7%로 높아졌고 미국-이란전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3월엔 39.2%까지 올랐다.
아울러 개별 주식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특히 최근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기반해 코스닥지수 액티브 ETF가 연이어 출시되고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편출입 종목 주가에 영향을 주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0일 상장된 'KoAct 코스닥액티브' ETF에 큐리언트, 성호전자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20% 이상 뛰는 등 영향을 받았다.
당분간 펀더멘탈 개선으로 인한 국내 증시 상승세가 예상되고 이는 국내 주식형 ETF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증시 상승에 영향을 주는 선순환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미국 주식보다 국내주식 ETF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ETF 자금이 국내 증시 상승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종목으로의 영향이 커지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 관점에서 뿐 아니라 개별 종목단에서 수급 영향도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며 "개별 종목 레버지리 ETF가 출시되면 이같은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만 대박? "여기도 돈 몰린다"...ETF, 남들은 뭐 샀나 보니
부제 : [개미 핵심투자처 ETF, 400조 시대]③KODEX 200 순자산 올들어 9조6526억 증가

올해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ETF(상장지수펀드)는 대표지수 ETF와 반도체 ETF였다.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나타난 현상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액티브 ETF도 인기를 얻으며 시장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ETF 1093개 중 올해 들어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ETF는 'KODEX 200(93,930원 ▼780 -0.82%)'다. 전날 기준 KODEX 200 순자산은 21조349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조6526억원 증가했다.
그다음으로 순자산 증가액이 가장 큰 ETF는 6조7502억원을 기록한 'TIGER 반도체TOP10(35,680원 ▼255 -0.71%)'이다. 이후 'KODEX 코스닥150(19,605원 ▲55 +0.28%)'(순자산 증가액 5조310억원), 'TIGER 200(93,960원 ▼770 -0.81%)'(3조5589억원), 'TIGER 미국S&P500(25,885원 ▲105 +0.41%)'(3조616억원)순이다.
국내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반도체 ETF들이 순자산 증가액 순위 상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올해 삼성전자(216,000원 ▼1,500 -0.69%)와 SK하이닉스(1,130,500원 ▼24,500 -2.12%)의 상승 랠리로 코스피가 6000을 돌파하고, 정부의 코스닥 부양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대표지수와 반도체ETF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ETF는 KODEX 코스닥150으로, 개인 순매수 규모가 2조6284억원에 달한다. KODEX 200 개인 순매수액도 2조188억원으로 집계됐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6,180원 ▲75 +0.47%)'(개인 순매수액 1조7840억원), TIGER 반도체TOP10(1조7111억원), TIGER 미국S&P500(1조6096억원)도 개인 순매수 상위 ETF에 올랐다.
액티브 ETF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액티브 ETF 상품 수는 299개로, 순자산은 100조9259억원이다. 이 중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 수는 143개고, 순자산은 23조0731억원이다.
특히 올해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액티브 ETF에 돈이 몰렸다. 'KoAct 코스닥액티브(12,830원 ▲160 +1.26%)'와 'TIME 코스닥액티브(10,710원 ▲30 +0.28%)'가 지난달 10일 상장한 이후 총 1조5134억원이 몰렸다.
기존에 패시브 상품에 집중하던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다양한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최근 액티브 ETF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운용본부 산하에 액티브ETF운용실을 신설했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은 "국내 ETF 시장이 커질수록 단순히 시장을 대표하는 상품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실제 성과로 검증되는 액티브 ETF가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ETF 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비슷한 상품이 쏟아지는 상품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는 29개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약 절반 가량 담고 있다. AI(인공지능) 전력 관련 ETF는 26개, 방산 ETF는 15개, 금 ETF는 13개로 상품들 대부분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다.
상품 간 차이가 크지 않다보니 마케팅 경쟁과 과장 광고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올해 스페이스X의 IPO(기업공개)에 관심이 쏠리자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우주항공 ETF를 출시했다. 기존에 우주항공 ETF를 보유한 운용사와 새로운 상품을 내놓은 운용사들 모두 스페이스 X 상장 시 이를 편입하겠다고 광고 중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허위·과장 광고 등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보기 위해 하나자산운용 현장점검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