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인재 80% 차지한 대학도…쏠림현상에 고개든 광역선발

정현수 기자
2021.09.18 07:30

[MT리포트]지역인재 제도의 명암②지역인재 선발 광역화 추진…지자체별 이해관계는 엇갈려

[편집자주] 정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지역인재' 개념을 도입해 공무원 시험과 공공기관 채용에 활용해왔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출신을 우대하고, 서울 청년들을 지방에 내려보내는 선순환을 기대한 것이다.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대를 그나마 버티는 힘이 지역인재 제도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공공기관 채용 및 공무원 시험 과정에서 역차별 논란 등도 여전하다. 지역인재 제도의 현황과 한계를 짚어본다.

울산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등 7개 공공기관은 지난해 35명의 지역인재를 채용했다. 채용목표제 대상인원의 29.2%에 해당한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도입한 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목표 비율을 웃도는 '우수한 실적'이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없는 건 아니다.

혁신도시의 지역인재는 해당 공공기관이 위치한 지역의 대학을 졸업한 사람으로 한정한다. 울산의 경우 4년제 대학이 울산대와 울산과학기술원 등 2곳밖에 없다. 울산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인재풀이 한정된 상황에서 채용목표 비율을 채우는 게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광역화가 추진되는 이유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으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 혁신도시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경남과 울산의 지역인재 광역 선발 근거를 담는다. 이에 따라 경남에서 대학을 졸업해도 울산의 공공기관에 지역인재로 채용할 수 있게 된다. 그 반대 역시 가능하다.

이는 지난 7월 경남과 울산이 체결한 업무협약의 결과다. 경남과 울산의 공공기관들은 지역인재 선발 과정에서 특정 대학의 편중현상을 호소해왔다.

전국혁신도시노조협의회는 지난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특정대학 출신이 과반을 넘고, 80% 이상 상회하는 지역도 있다"며 "일부 기관에서는 특정대학의 세력화로 조직운영 및 갈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울산 공공기관 지역인재의 80% 이상을 울산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울산과 경남이라는 권역의 '울타리'를 없애고 지역인재를 공유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경남과 울산의 지역인재 통합 채용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부산이라는 변수 탓이다. 지역인재 광역화 논의에는 경남과 울산 뿐 아니라 부산도 참여했다. 부산은 통합 채용에 찬성했다. 하지만 경남과 울산이 부산의 참여를 반대했다. 부산에 위치한 대학들이 지역인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이해관계가 비교적 비슷한 광주·전남, 대구·경북은 이미 2016년부터 통합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충청권 역시 지난해부터 지역인재 광역화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남권 지역인재 광역화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지역인재 채용률을 확대하자는 움직임도 나온다.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역 공공기관 신규 채용 시 50%를 비(非)수도권 출신으로 채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8년 18%였던 지역인재 채용목표 비율은 매년 3%포인트씩 상승해 올해 기준 27%다. 내년 이후에는 30%의 채용목표 비율을 지켜야 한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혁신도시법 개정안은 이전 공공기관의 채용목표 비율(30%) 외에 추가로 25%를 이전지역 외 지역인재로 채용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권역의 울타리를 아예 없애고 비수도권 전체로 지역인재의 개념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김태환 국토연구원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 소장은 "지역인재 할당제는 비교적 성공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비수도권의 지역인재 개념을 확대하게 되면 수도권 쏠림 현상을 조금 지연시키거나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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