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통령이 우리 동네에? "환영" "교통정체" 엇갈리는 민심

하수민 기자
2022.03.21 17:37
21일 오후 국방부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의 삼각지 먹자 골목 /사진 = 하수민기자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시위를 하면 시위를 하는 대로 손님이 될 수 있죠. 솔직히 마이너스는 무조건 없을 거예요."

"교통정체가 심해지면 손님이 발길을 끊지 않을까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도보로 약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삼각지 먹자골목에는 낮고 오래된 상가 건물이 즐비했다. 건물 외벽은 곳곳이 갈라져 있고, 시멘트를 덧바른 자국이 선명했다.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 홍보 입간판은 까맣게 때가 잔뜩 타 있었다. 불을 켠 간판들은 유행이 지난 글씨체였다. 이곳이 서울이 맞나 싶었다.

21일 정오쯤 취재진이 찾았을 때 국방부, 보훈처의 공무원들과 일부 주변 작은 회사의 직장인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자리를 가득 메운 식당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핫한 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용산 시대' 개막을 공식화한 가운데, 머니투데이 취재진이 만난 용산구 주민들과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용산 일대가 하나의 '랜드마크'가 돼 죽은 상권이 살아날 것을 기대하는가 하면, 경호나 교통 통제 등으로 불편함을 겪게 돼 오히려 매상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 삼각지역 먹자골목에서 20여년간 호프집을 영업한 A씨(66)는 "20여년간 이곳에서 장사하면서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장사가 잘 될지 안될지 예측이 쉽지않다"면서도 "그래도 대통령이 이 동네로 오게 되면 국빈들도 많이 오지 않겠나. 건물 외관이 낙후된 곳은 보기 흉하니 빨리 정비를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A씨는 "아무래도 동네가 깨끗해지면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게 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편이다"고 말했다.

용산역에서 중화요리집을 영업하는 B씨(64)는 "청와대가 용산으로 들어오면 그 뒤에 용산공원 개발도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오갈 수 있는 큰 공원이 개발되면 아무래도 외부 유입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를 하면 시위하러 온 사람들이 손님이 될 수 있다"며 "대통령이 오든 다른 누가 오든 상권이 살아날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어쨋든 다들 밥을 먹지 않나. 솔직히 마이너스는 무조건 없다고 본다. 무조건 찬성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10년 가까이 용산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64)는 "보안이라든지 거리 제한이라든지 이런 제한때문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김씨는 "청와대가 있어 자영업이 잘 됐으면 효자동 주민들이 왜 청와대가 떠나니까 좋다고 하겠냐"고 했다.

김씨는 또 "평상시에도 국방부 앞에서 강남 성모병원까지 가려면 40분 정도 걸린다"며 "(청와대 이전시) 오히려 교통만 더 막히고 짜증 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영업적인 측면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국방부 앞 골목상권에서 카페를 한 지 약 2년이 된 박씨(46)는 "국방부가 나가고 또 청와대 인사들이 다시 들어오는 것 아니냐"며 "솔직히 유동인구 면에서 바뀔 것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들이 들어오는 것이니 낙후된 주변 기반 시설이나 이런 것들은 좀 변화될 여지가 있을 것 같아 그 부분을 좀 기대한다"며 "단순히 영업 손실이나 이익 관련해서는 유동인구가 어차피 크게 늘 것 같지는 않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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