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손님들 반발은 어쩌나요"…일회용품 사용 제지 못한 사장님들

김도균 기자, 김성진 기자
2022.04.01 18:00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 이날부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됐지만, 과태료 부과 처분이 유예된 탓에 조처를 무시하고 일회용품을 쓰는 손님이 많다. /사진=하수민 기자

카페·식당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시작된 1일. 오후 12시30분쯤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손님 10여명이 앉은 테이블에선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손님이 일회용컵에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일회용컵을 쓰던 직장인 A씨(30)는 "오늘부터 제도가 바뀐 줄 몰랐다"고 말했다. A씨 옆에 있던 동행자도 일회용컵을 썼지만 카페 종업원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카페·식당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이날부터 금지됐지만, 이를 무시하고 매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적잖게 보였다. 정부가 과태료 부과 조처를 사실상 미룬 까닭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시행된 이날부터 카페·식당 등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된다. 이제 매장 안에서는 플라스틱 컵을 비롯해 일회용 수저와 포크,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일회용 봉투와 쇼핑백 무상 제공도 금지됐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2018년 8월에 한 차례 시행됐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한시적으로 유예됐었다.

정부는 시행 규칙을 이날 재개하지만 다회용품 사용이 집단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때까지 계도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 과태료 부과 조처도 사실상 유예됐다. 당초 시행 규칙에 따르면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적발될 경우 업주는 최대 20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다른 카페에서도 손님 4명이 매장 안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취재진이 다가서자 이들은 "금방 나가려 했다"며 자리를 떠났다. 해당 매장에는 손님 약 15명이 있었지만 다회용컵을 사용한 손님은 3명뿐이었다.

직장인 20대 B씨는 동료 2명과 일회용컵에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B씨는 "무인결제기에서 일회용컵을 선택했는데 따로 직원이 먹고 가냐고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는 "코로나19가 심각한데 조금 섣부르다"며 일회용품 사용 금지 정책에 부정적이었다.

점주들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초구에서 2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박씨(33)는 "며칠 전부터 제도가 바뀐다고 안내하고 매장 안에선 다회용컵 사용을 유도했지만 인근 관공서 직원들이 주 고객이다보니 잠깐 있다 가겠다고 일회용컵을 고집하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매장 안에서 일회용컵을 이용하더라도 손님들에게는 전혀 패널티가 없다보니 협조를 기대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시행을 해놓고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려고 하면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우리가 그 반발을 다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규제가 시작된 품목이 18개에 달하다보니 현장 혼란도 벌어졌다. 서초구의 한 식당은 음식은 다회용기에 제공했지만 소스는 일회용기에 제공했다. 식당 직원인 김씨(29)는 "음료만 다회용컵에 제공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카페·식당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재개된 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 다회용컵 사용에 동참해달라는 안내가 붙어있다. /사진=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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