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 전염성이 강하지만 '단약'도 전염성이 있습니다. 같은 중독자가 마약을 끊는 과정을 보면 회복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한 골목에 위치한 민간 마약재활치료센터를 4년째 운영하는 임상현 경기도다르크 센터장이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머니투데이가 방문한 경기도 다르크(DARC·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 마약 중독 회복 센터)는 마약 중독 회복 '센터'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게 평범한 2층 단독주택의 외관을 하고 있었다.
이 50평 남짓한 주택 안에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13명의 중독자가 함께 생활하며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단약자(약을 완전히 끊은 사람)'가 되기 위해 입소자 모두 자신이 중독자임을 고백하고, 치료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곳이다.
다르크 입소자들은 이곳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정도 머문다. 센터에 입소한 이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목표로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땀이 나는 운동하기, 때에 맞게 식사하기 등 다르크만의 입소 규칙을 지켜나간다.
임 센터장은 다르크의 기본적인 운영 개념은 '상부상조'라고 설명했다. 임 센터장은 "약물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약물 중독자들을 돕고, 도움을 받은 이들이 이어서 다른 중독자들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있다"며 "입소자들은 매주 주말마다 단약에 성공한 전 입소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운동과 전문가 교육을 받는 시간을 제외하면 이곳의 일과 대부분은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다르크 미팅' 시간이다. '단약'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털어놓고 함께 의지를 다진다. 마약 중독, 마약으로 잃은 것들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약물에 대한 자기 경험과 아픔을 공유한다. 입소자들은 이 같은 중독자 공동체가 마약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다르크에 입소하기 전 정신병원에도 입원한 적이 있는 김구용씨(가명·31)는 다르크 생활이 단약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정신병원에 갇혀있을 때는 약 먹고 잠자기만을 반복했다"며 "치료가 끝나면 다시 나와서 마약을 하는 행동을 반복했는데 이곳에 오면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이 많아서 이야기하며 중독과 갈망을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유성주씨(가명·21)는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모여서 치료하는 과정이 단약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유씨는 "또래 중에 나 같은 마약 중독자가 있는지도 몰랐고 약을 끊기 어려워서 죽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며 "이곳에 와서 약의 위험성을 교육받고, 같이 아픔을 공유하다 보니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 자료에 따르면 입소자의 70%는 체계적 관리와 공동체 생활을 통해 단약에 성공한다. 마약 중독자들은 이와 같은 전문적인 마약 중독 치료를 원하는 중독자가 많지만, 그에 비해 재활 센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40대 늦은 나이에 재활 센터에 입소한 이영재(가명·48)씨는 "12년 전에도 단약했다 다시 마약에 손을 댔는데 그때 당시 재활센터가 있었다면 여기까지 안 왔을 것"이라며 "마약 범죄는 이미 많이 보편화됐다. 사범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약 치료를 하는 것에 집중해 마약 범죄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현재 법무부 지정 21개 병원 중 마약 전담 치료 시설을 갖춘 곳은 단 2곳밖에 되지 않는다. 전국에 50여 곳 있는 종합 중독 치료센터 역시 마약보다는 알코올과 담배 중독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약 중독자는 늘어나는 실태지만 마약 중독 재활센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임 센터장은 경기도 다르크를 4년째 무보수로 운영 중이다. 입소자가 매달 40만원의 입소비를 지불하지만 이로써는 운영비가 충당되지 않아 주변 지인에게 후원받거나 임 센터장이 직접 마약 중독 관련 강의에 나선다.
임 센터장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딛고도 입소 방식의 중독재활센터가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 임 센터장은 "마약 치료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중독자들도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나 재활시설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