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한류의 한축을 떠받치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법률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로펌)의 자존심 대결도 달아올랐다. 김앤장법률사무소(하이브), 광장(SM엔터), 태평양(카카오), 화우(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 한누리(얼라인파트너스) 등 주요 로펌이 대리전에 참전했다.
22일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 주재로 열린 SM엔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1차전을 벌인 곳은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의 백기사로 나선 화우와 SM엔터 현 경영진을 자문하는 광장이다.
광장은 2003년 KCC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분쟁 당시 KCC를 대리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주발행을 막아낸 경험이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당시와 반대 입장에서 SM엔터의 신주 발행 결정을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다.
화우는 2020년 한진칼과 사모펀드 KCGI의 경영권 분쟁 당시 한진칼의 법률자문을 맡아 신주 발행에 대한 법원의 인용 결정을 이끌었다. 화우 역시 당시와는 반대 입장을 변호하게 됐다.
이밖에 이 전 총괄과 손을 잡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는 김앤장의 자문을 받는다. 김앤장은 2020년 하이브의 기업공개(IPO)와 2021년 이타카홀딩스 인수 때 자문을 맡은 인연이 있다.
SM엔터 현 경영진의 편에 선 카카오는 지난 7일 SM엔터와 신주 등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인수해 지분 9.05%를 확보하기로 계약했을 때부터 태평양의 도움을 받았다.
범위를 좀더 넓히면 SM엔터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당긴 주주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법률자문은 한누리가 맡았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SM엔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현재의 분쟁구도를 촉발했다. 당시 이 전 총괄을 포함한 SM엔터 경영진은 법무법인 세종의 자문을 받았다.
쟁쟁한 대형 로펌이 대거 합류하면서 로펌간 신경전은 치열한 상황이다. SM엔터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결과부터 어느 쪽이 이기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심리를 맡은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는 오는 28일까지 추가 서면자료를 접수한 뒤 SM엔터가 신주 발행을 예고한 다음달 6일 이전에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승패를 떠나 이번 사태가 지난해 글로벌 금리 인상 등으로 M&A(인수합병) 자문 기근에 시달린 로펌 입장에서 모처럼의 '반가운 소식'라는 얘기도 나온다.
4대 로펌 한 관계자는 "승소를 하려고 해도 일단 사건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해에는 사건 자체가 줄어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SM엔터 사건에 뛰어든 로펌에서는 오랜만의 사건 수임에 고무된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