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북한 유도선수 이창수가 탈북을 결심한 사연을 털어놨다.
이창수는 2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1990년 베이징 아시안 게임 이후 탈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창수는 "결승전에서 한국 정훈 선수에게 패배했는데 바로 탄광행 버스를 타야 했다. 경기가 끝나고 북한에 갔더니 바로 탄광으로 향했다. 그때 제일 창피했다. 화려했던 게 다 없어지고 탄광에서 석탄을 푸게 됐다. '이게 뭔가'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여자친구이자 대만 유도 국가대표였던 진영진도 탈북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진영진과 1년에 한 번씩 국제대회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그는 다시는 연인을 못 볼 것이라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탈북을 감행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창수는 이듬해인 1991년 아내와 한국으로 망명해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다만 한국에서 새 인생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진영진은 "남편이 (탈북) 브로커에게 사기를 엄청 많이 당했다. 1만달러, 2만달러씩 계속 보내줬다"며 "지금까지 이북에 있는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한 금액만 7억원"이라고 전했다.
또 이창수가 술로 아픔을 달래다 알코올 사용 장애로 2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며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고 고백했다.
대만 유도대표팀을 거쳐 지난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코치로 활약한 이창수는 현재 일용직을 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니까 가족이 걱정을 많이 한다. 아내도 내가 설마 이 일을 할지 몰랐다. 가보니까 일당이 세다. 하루 25만원 이상이다. 다른 곳에서 일하면 월급이 160만~180만원이다. 그런데 이건 열흘만 해도 그거보다 많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생의 이창수다. 유도복 입은 이창수는 과거 이창수고, 토류판 이창수는 새로운 인생의 이창수다. (유도계 대우에 대한) 서운함은 없다"고 말했다. 토류판은 흙막이 벽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