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6일. 전남 강진군에서 아르바이트하러 나간 여고생 이 모양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양은 실종 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아버지의 친구 A씨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주기로 했다"는 글을 남겼다.
그런데 이양이 만나러 간 A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양 역시 실종 9일 만에 해발 250m 야산에서 주검으로 발견돼 사건은 숱한 의문을 남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실종 6~7일 전 A씨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받았다. A씨는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이양은 실종 전날 SNS로 친구에게 "아르바이트가 처음이다. 떨린다. 내일 큰일이 나면 신고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CCTV로 동선을 추적한 결과 이양은 실종 당일 오후 2시쯤 A씨와 한 공장에서 만났다. 20분 만에 A씨가 타고 온 차를 타고 공장을 빠져나갔으며, 같은 날 오후 4시 24분 휴대전화 전원이 꺼지면서 연락이 끊겼다.
A씨의 차량은 이양의 집이 있는 성전면에서 도암면을 거쳐, 다시 군동면에 있는 저수지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귀가한 것은 그날 오후 9시 33분쯤. 다만 그는 이양의 가족이 자신을 찾으러 온 것을 보고 황급히 달아났다가 이튿날 자택 근처 공사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양은 실종 9일째 되던 날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은 옷이 모두 벗겨진 채, 머리카락이 길이 1cm 남짓 '스포츠형'으로 잘려져 있었다. 이양의 시신에서는 수면 유도제 졸피뎀 0.093㎎이 검출됐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이틀 전 졸피뎀 28정을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을 확인했다. 또 A씨의 집과 차에서 이양의 DNA가 묻은 전기이발기와 낫을 발견했다.
사건 당일 이양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A씨의 동선도 일치했다. A씨가 집으로 돌아와 소각한 옷과 가방 역시 이양의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A씨의 단독·계획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A씨가 사망하면서 이양의 사인(死因) 등은 미제로 남았다. 현재로서는 이양의 시신에 골절이나 흉기에 의한 상처가 없어 질식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경찰은 "A씨가 범행 직후 사망했고, 이양 시신이 부패한 상태여서 의문점들을 밝히기 쉽지 않았다"며 "시신이 부패해 사인을 알아낼 수 없을 경우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이 질식사다. 법의학자 소견도 동일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성범죄'가 목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를 지휘한 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살인이 직접적인 목적이 아니라, 성범죄를 목적으로 한 범행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성범죄를 저지르다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양의 머리카락이 짧게 잘린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리가 나왔다. A씨가 성적 도착증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장치"로 봤다. 머리카락이 짧게 깎인 시신이 부패하면 성별 구분이 어려워 수사가 늦어지는 점을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사건 석달 만인 9월 11일 이 사건을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