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7일 오후 8시 30분경. 서울특별시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부근에서 한 남성이 전처였던 김 모씨(당시 32세)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 남성은 당시 김씨와 함께 있던 남자친구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후 왕복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달아났다.
그리고 15년이 흘렀지만 그는 도주 중으로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증발하듯 사라져 버린 탓에 사망설부터 밀항설, 성형수술설까지 각종 추측만 난무하다. 그는 왜 전처를 죽였을까. 그리고 아직까지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처 김씨를 살해한 용의자는 황주연이다. '대한민국 지명수배자 1번'인 황주연은 1975년 2월 6일생으로 생존해 있다면 현재 나이 48세다. 고향인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에서 농기계 거래 중개, 택시 기사, 다단계 간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생활했다.
황주연은 김씨와 1997년 결혼해 전북 남원에 거주했다. 김씨는 결혼생활 동안 황주연에게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당해왔고 결국 결혼한 지 6년 만인 2003년 이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이 낳은 어린 딸의 존재와 황주연이 자신에게 찾아와서 사죄를 하면서 재결합을 결심하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재결합을 하게 된다.
재결합한 지 3년 만인 2006년 두 사람은 다시 이혼을 하게 된다. 피해자 김씨 동생의 말에 따르면 황주연이 김씨에게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라면서 이혼을 요구했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됐다.
황주연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다른 여성과 만나다 헤어졌다. 이 여성은 2019년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당시 황주연이 유부남이라는 걸 전혀 몰랐었다"고 말했다. 황주연이 스스로 총각 행세를 해서 사귀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이 이혼을 했다며 고백을 하자 곧바로 헤어졌다고 . 그녀는 이후 다른 남자와 사귀고 결혼을 준비했다는데 그 과정에서 황주연이 남자와 자신을 수차례 괴롭히고 스토킹과 해킹을 했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황주연은 전처에게 다시 연락해서 어린 딸을 핑계로 재결합을 요구했다. 김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황주연의 집착은 점점 심해졌다. 김씨와의 두 번 이혼 동안 의처증이 강해진 황주연은 김씨의 옷을 벗긴 채 침대에 결박해 학대와 폭행을 일삼기도 했다.
김씨가 황주연의 연락을 피하자 사건 하루 전인 6월 16일에 황주연은 119에 거짓 신고를 하게 된다. "자신의 아내가 자살을 하겠다고 하면서 집을 나갔는데 핸드폰이 꺼져있다"며 아내의 행방을 찾아줄 수 있냐고 한 뒤 위치추적 및 찾은 위치를 자신에게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는 살인 범죄를 위해 긴급전화를 남용한 것으로 해석되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읽힌다.
사건 당일인 2008년 6월 17일. 황주연은 자신의 딸을 미끼로 김씨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불러낸 뒤 지하주차장에 자신이 타고 온 트럭을 주차한 후 조수석에 자신의 딸을 남겨둔 채 가발을 쓰고 범행을 준비했다. 같은 시각, 당시 전처의 짐을 들어주기 위해 전처의 현 애인인 남성 김씨(당시 33세)와 전처 김씨도 사건 현장에 같이 나왔다.
20시 30분경. 황주연은 김씨(전처의 애인)를 목격하고 곧바로 입고 있던 옷의 주머니에서 나이프를 꺼내 김씨의 배와 가슴을 14차례 찔렀다. 김씨가 쓰러지자, 황주연은 이번엔 전처인 김씨의 목덜미를 뒤에서 양팔로 감싼 채 끌고 가면서 18차례 가량 찔렀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황주연은 곧바로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달아났다.
황주연이 도주하고 난 이후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는 가장 가까운 서울강남성모병원 응급실로 두 사람을 이송했다. 두 사람은 응급처치를 받고 수술실에 들어갔으나 칼에 무려 18회를 찔린 전처 김 씨는 병원에 도착한지 18여분 만인 20시 48분경에 결국 숨졌다. 폐가 관통되는 중상을 입은 남성 김 씨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황주연은 범행 다음날인 6월18일. 매형에게 신도림역 역사에서 전화를 걸어 "자신의 딸을 챙겨달라"면서 목숨을 끊겠다는 전화를 걸었다. 이후 50분 뒤 황주연은 영등포구청역에서 지하철에 타는 모습이 포착됐고 또 50분 뒤 강남역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40분 뒤 사당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삼각지역에서 하차했고 그 후 다시 지하철을 타서 범계역에서 하차하는 모습을 끝으로 더 이상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난 22일 뒤인 7월 10일. 황주연의 행적이 발견됐다. 황주연은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던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방배동 소재의 한 PC방에서 자신의 아이디로 농기계 사이트에 접속한 흔적이 경찰에 발견됐다. 하지만 해당 PC방은 CCTV가 없는 상태라 공식적으로는 2008년 7월 10일을 기점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 뒤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황주연의 모습이나 황주연이 남긴 행적 등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당초 황주연은 범행 이후 얼마 못가 검거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노상이었기 때문. 또 황주연의 인상도 한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을 법한 강렬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검거되리라 예상했지만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도 황주연의 소재 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검거가 되지 않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나온 황주연 사건을 담당했었던 당시 수사팀장의 말에 따르면 황주연이 범행 이전 자신의 지인에게 "범죄자들이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자신은 안 잡힐 자신이 있다"라고 말을 했었다고 한다.
또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프로파일러들은 담한 범행 직후 유유히 사라진 황주연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거나 해외로 도주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했다. 황주연의 매형이 "머리가 비상한 애였다"면서 밀항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프로파일러들은 황씨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으며 그가 신분을 속이고 국내에 은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범행 당시 33세였으나 15년이 지났기 때문에 황주연의 얼굴은 많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현상수배 전단 속 황주연은 '만두귀'에 각진 얼굴을 하고 있다. 신장 180cm에 건장한 체격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범행 당시 황주연은 어깨까지 내려오는 가발을 쓰고 있었다. 황주연의 지인들은 황주연이 계속 자신의 직업을 바꾸면서 사람들을 만났고 언변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