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의 기지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식당에서 사기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전국은행협회 직원인 척 피해자를 만나 3000만원을 건네 받아 2차 수거책에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2시쯤 '방금 내린 손님이 보이스피싱 수거책 같다'는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A씨를 추적했다.
A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에서 택시를 잡아 타고 "충남 아산으로 가 달라"고 했다. 약 1시간 가량 이동해 충남 아산에 도착하자 "잠깐 기다려달라"며 택시에서 내렸다.
A씨는 약 30분 후 택시로 돌아와 "(경기) 평택으로 가자"고 했다. 이어 "목적지가 바뀌었다"며 "서울 가좌동으로 가 달라"고 했다.
A씨는 이동 중에 재차 목적지를 바꿔 "신길동으로 가 달라"고 했다.
택시기사는 A씨가 신길동의 한 길가에 내리자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택시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하차 지점 근처 음식점을 수색해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상대로 검문검색을 진행해 A씨가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범죄 피해금 3000만원을 발견해 압수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신문에서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수거책이 됐다고 진술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A씨에게 1회 수거 때 마다 택시비를 포함해 30만원을 아르바이트 임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경차은 A씨가 이날 범행에 앞서 몇 차례 더 수거책 역할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스스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이고 전과가 없는 점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압수한 범죄 피해금은 피해자에게 돌려주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