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가리는 스프레이"… 버젓이 불법제품 파는 오픈마켓

김미루 기자
2025.03.05 16:08
5일 쿠팡 등 국내 오픈마켓 플랫폼에 '번호판 반사 스프레이'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쿠팡 판매글 갈무리.

쿠팡과 11번가, 네이버 등 국내 오픈마켓 플랫폼에 '번호판 반사 스프레이'가 버젓이 판매된다. 판매자들은 이 스프레이가 과속이나 신호 위반을 적발하는 무인 단속 카메라를 무력화하는 것처럼 홍보한다. 번호판을 가리는 장치를 판매하는 행위는 위법 행위임에도 플랫폼이 불법 판매글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해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쿠팡과 11번가, 네이버 등 국내 오픈마켓에는 '번호판 투명 보호 스프레이' '인비저블 플레이트 디펜더 스프레이(보이지 않는 번호판 보호 스프레이)' 등 명칭으로 된 제품을 판매한다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한 쿠팡 판매자는 '미국에서 개발한 번호판 투명 반사 스프레이'로 이를 설명했다. 스프레이를 뿌리면 단속 카메라가 쏜 빛이 반사돼 번호판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홍보 사진을 제작했다. 제품은 쿠팡 플랫폼 내 청소 세제로 분류됐다. 30mℓ들이 제품 3개가 할인가로 1만6900원에 판매된다.

중국 오픈마켓에도 같은 상품 판매글이 게시됐다. 판매자는 "적외선 신호와 속도 카메라를 차단하고 교통 카메라 플래시를 방지하며 벌금을 피할 수 있다"고 적힌 한국어 홍보물을 올렸다. /사진=중국 오픈마켓 판매글 갈무리.

같은 제조사 제품으로 보이는 스프레이는 11번가나 네이버스토어에서도 해외직구 상품으로 매물이 올라왔다. 30mℓ 제품이 1만~3만원대 가격대로 팔렸다. 중국 오픈마켓에도 같은 상품 판매글이 게시됐다. 판매자는 "적외선 신호와 속도 카메라를 차단하고 교통 카메라 플래시를 방지하며 벌금을 피할 수 있다"고 적힌 한국어 홍보물을 올렸다.

번호판을 가리는 스프레이 제조자와 판매자, 사용자는 현행법상 모두 처벌 대상이다. 자동차관리법 제10조5항과 6항에 따르면 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차를 운행하거나 번호판을 가리는 장치를 제조·수입·판매하는 행위가 모두 위법이다.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경찰은 교통 특별단속을 통해 번호판 가림 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지난 1일 경찰청이 실시한 전국 특별단속에서 경찰은 번호판 가림과 불법 개조 등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68건을 적발했다.

쿠팡은 사업자용 '서비스 이용 약관' 제14조를 통해 관련 법률이나 규정을 위반해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11번가도 '판매 이용 약관' 제16조에서 법령에 따라 유통 및 판매가 금지된 상품의 판매를 금지한다. 하지만 해당 판매글은 걸러지지 않고 있다.

오픈마켓 플랫폼 측은 해당 판매글에 대해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불법 상품 판매를 허용하지 않으며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같은 상품이 발견되면 즉시 판매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차량 등록번호판을 의도적으로 가리는 용도의 제품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적발 즉시 제재하고 있다"며 "문제된 상품도 즉각 판매 중단 조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플랫폼이 불법 판매글을 사전에 필터링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불법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상품이 유통되면 오픈마켓 사업자가 자체로 선별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돼야 한다"며 "정부 당국에서도 이커머스 사업자에 대해 행정적인 지도나 감독을 하고 실제로 불법 판매가 이뤄지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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