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분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어요."
2일 오전 찾은 동작구 중앙대학교의 한 동아리방에선 학생 1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패딩, 코트 등 의류와 칫솔, 핫팩 등 생필품을 분류해 기부품 박스에 담는 중이었다. 박스에는 '따뜻한 상의', '이불' 등 글씨가 적혔고, 그 안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물품이 담겼다.
중앙대학교 기독교 동아리 '네비게이토'가 경북 산불 지역에 기증할 생필품이다.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중앙대 학생들에게 물품을 기증 받아 안동, 의성 등 재난 지역에 보내는 중이다. 1일 기부품이 담긴 박스 32개를 경북 안동으로 보냈고, 이날 오후 박스 30개를 경북 지역에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네비게이토 학생들은 산불 지역에 물품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한 뒤 기부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네비게이토 회장 이선민씨(23·심리학)는 "한 부원의 어머니께서 산불 피해 지역에 연고가 있으셔서 이재민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듣게 됐다"며 "급히 대피하며 생필품을 못 챙긴 분들이 많아 기부품이 절실한 상황임을 알게 됐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어 기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네비게이토는 3월31일 '산불 피해 이재민 위한 구호활동 함께해요'라는 제목의 기부품 모집글을 중앙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중앙대 학생들은 이에 호응해 적극적으로 기부에 동참했다. 이날 낮 1시 기준 기부에 참여한 학생 수는 120명에 달한다.
산불 지역의 시민단체들에 연락해 기부품이 필요한 지역도 파악했다. 이씨는 "옷이나 생필품이 필요하다는 곳도 있고, 물자가 충분해서 괜찮다고 하는 곳도 있다"며 "기증 받은 물품의 종류와 양을 확인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기부품은 옷, 핫팩, 식기류 등 이재민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이 있다. 네비게이토는 이중 이재민들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상태의 물품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생명과학과 4학년 곽승원씨는 "이재민 분들은 보내드린 옷을 바로 꺼내서 입으셔야 하니 깨끗한 물품만 상자에 담고 있다"며 "상태가 안 좋은 기부품은 폐기한다"고 말했다.
헌 물품뿐만 아니라 새 물건을 기부하는 이들도 많다. 곽씨는 "고급스러운 새 양말을 보낸 분도 있고, 어르신들을 생각해 보온용 내의를 구매한 분들도 있다"며 "이재민 분들이 뭘 필요로 할지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부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기부 물품 정리와 포장은 약 150명의 네비게이토 부원들이 함께 진행한다. 학생들은 공강 시간에 틈틈이 동아리방을 찾아 자율적으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