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22일이 남긴 60일의 과제

한지연 기자
2025.04.08 05:11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까지 122일. 계엄 선포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지만 지난 4개월간 격화해 온 심리적 내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깊게 남은 충격과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오전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탄핵 찬성이 응답자의 57%, 반대가 37%를 차지했다. 6대4로 팽팽히 엇갈린 진영이 갈등을 이어오며 국민들의 마음은 날카롭게 베였다.

이제는 혼란을 봉합할 때다. 헌법재판소가 "시간을 끈다"는 비판에도 8명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을 내린 것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쉽고도 명료한 결정문을 작성하는데 공을 들인 것도 모두 이번 선고의 궁극적 목적을 '사회 통합'에 뒀기 때문일 것이다.

헌재는 결정 요지 말미 "국회는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으로 결론을 도출했어야 하고,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 대상으로 보고 존중했어야 한다"고 국회 측과 윤 전 대통령 측 모두에게 당부했다. 결정 요지를 읊어 내려가던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 때 양측으로 두루 시선을 보내며 해당 문구를 낭독한 것 역시 결정요지의 참 뜻을 일깨우는 장면이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 이후 111일, 지난 2월 25일 최종 변론기일 이후 38일간 심리를 진행했다.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 심판 가운데 최장 기간 심리다. 심리가 길어지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5대 3 데드락, 4대 4 기각 등 여러 추측이 퍼졌지만 헌재의 장고는 이어졌고 결국 4일 오전 11시 22분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차기 대선이 60일 후인 오는 6월 3일 치러진다. 벌써 여러 대권 잠룡들이 잇따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진영과는 관계없다. 모두에게 균열 난 사회를 하나로 만들라는 과제가 남았다. 이번 탄핵 선고는 단순히 윤 전 대통령 한 사람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넘어선다. 대권에 나서는 이들은 선고에 담긴 진정한 메시지가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122일. 그 시간이 헛된 것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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