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쑥대밭"…리베이트 폭로한 교수에 또 비방글 쓴 의사들

박진호 기자
2025.05.14 14:49
지난 2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벌어진 전공의 리베이트 의혹을 제보한 의대 교수 A씨를 향한 비방 게시물이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A씨는 게시물 작성자를 고소할 방침이다.

1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모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 A씨를 비방하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커뮤니티는 5만여명의 의사 회원을 보유한 커뮤니티 사이트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교수로서의 대접과 예우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황송하게 살아야 할 이"라며 "경찰에 다이렉트로 고발하는 추태를 보이며 병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으니 기가 차고 한심하다"고 적었다. 이어 A씨가 전공의들의 리베이트를 제보하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첨부했다. A 교수를 비방하는 게시물은 이날 오전 기준 베스트 게시물로 선정됐다.

작성자에 동조하는 내용의 댓글도 다수 확인된다. 한 댓글 작성자는 "교수들이 그렇다"며 "아 교수 말고 개수? 10수? 라고 하느냐"고 했다. '10수(씹수)'는 의대 교수를 모욕하는 은어다.

지난해 3월에도 또 다른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 같은 표현이 담긴 A씨에 대한 비방글이 게시됐다. 게시물을 작성한 의사들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공익신고자인 A씨를 비난하는 의사들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자제해야 한다"며 "(리베이트 의혹을) 공익 신고한 사람을 이런 식으로 몰아가고 비난하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 교수도 "(의료계) 공익신고자를 향한 비난들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법률 검토 이후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비방 글은)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다. 신변의 큰 위협을 느꼈다"며 "게시물과 댓글 등을 검토해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 및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경찰에 병원장 등 8명을 공익신고자보호법·근로기준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익 신고를 한 A씨를 보호하지 않고 환자 관리 업무를 과중하게 떠넘기는 등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와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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