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하는 사기 범죄…대구경찰청 '수사 드림팀' 꾸렸다

대구=김미루, 대구=이강준 기자
2025.05.26 05:28

[인터뷰]이승협 대구경찰청장 "악성사기, 특단의 대책 필요"

이승협 대구경찰청장(57·치안감)이 지난 20일 대구경찰청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구경찰청.

올해 초 대구청 홈페이지 '청장과의 대화' 코너에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에 속아 한 달간 5억8000만원을 뜯겼다는 사연이었다. 고액 인출로 의심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경찰이 출동했으나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은 피해자는 경찰의 말을 듣지 않았다.

대구경찰청이 지난달 '조직범죄추적 TF(태스크포스)' 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8월부터 6500여명에 달하는 대구 경찰을 이끄는 이승협 대구경찰청장(57·치안감)은 지능화하는 사기 범죄를 이대로 둬선 안된다고 봤다. 이 청장은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기존 틀을 깬 새로운 수사 체계를 도입했다.

이 청장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경각심을 다시 한번 촉발한 사건"이라며 "보이스피싱이 더욱 조직화, 기업화하고 증가세도 뚜렷하다. 고액 인출 피싱 사기와 관련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악성사기 잡기 위해 뭉쳤다… 피싱조직 총책 검거 성과
대구경찰청 조직범죄추적수사TF/그래픽=김현정

조직범죄추적수사 TF는 대구청 내 형사, 수사, 사이버 등에 산재한 사기 범죄 수사 기능을 한데 모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 범죄 조직이 보이스피싱에서 투자 리딩방 사기, 다중물품 사기 등으로 범죄 영역을 넓혀가는 현실에 맞춰 경찰 수사도 '원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여기엔 경찰청 국제협력과장, 서울청 안보수사부장, 국가정보원 대공합동수사단 부단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 등을 거치며 협력 수사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 청장의 경험이 담겼다.

TF 팀장은 형사기동대장이 맡고, 사이버수사대와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 강력계, 마약계, 조직범죄추적팀장 등 부서의 계장급 경찰관 10명을 투입했다. TF 구성을 위해 형사기동대 소속 조직범죄추적수사 전담반도 꾸렸다. 악성 사기 범죄를 뿌리뽑기 위한 '수사 드림팀'을 꾸린 셈이다.

내부에선 '판이 깔렸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상선을 비롯해 조직범죄 수사에 집중할 기회가 주어졌다", "상선 수사 단서가 나와도 수사 확대가 어려운 제약이 사라졌다. 일선서 부담도 줄었다" 등 호평을 받는다.

벌써 일선서 형사과 사건을 대구청으로 이관해 총책까지 검거한 성과도 냈다. TF 내 강력계와 형사기동1팀의 긴밀한 협력으로 40억원 상당 피싱 피해금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한 일당 24명을 검거했다. 이 청장은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 권한을 경찰이 가져온 상황에서 사기 공화국이란 오명을 떨쳐낼 수 있는 조직은 경찰뿐"이라며 "구성원들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AI·드론 등 치안의 미래 준비…"함께 배우는 '학습 조직' 돼야"
대구경찰청 '생성형 AI 문해력 향상 교육 및 실무 중심 교육' 모습. /사진제공=대구경찰청.

지난 3월에는 '미래치안구현 TF'도 출범했다. 범죄 조직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동원하는 현실에 맞춰 경찰 역시 대응책을 강구하자는 취지다. TF는 전국 지방경찰청 최초로 '대구청 GPT 웹사이트' 구축을 이끌었다. 연말까지 직원 100명에게 계정을 배포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5개 LLM(대형언어모델) 서비스를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실질적인 생성형 AI 활용을 위한 직원 대상 AI 문해력 향상 교육도 실시했다.

드론을 활용해 3월 말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의 인파 혼잡 상황을 관리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는 드론 단속을 시작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양귀비 밀경작 사례 7건을 적발하는 성과를 냈다. 드론을 활용한 교통 단속도 실시하고 있다.

이 청장은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이 함께 배우고 발전하는 '학습 조직'이 돼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대구 경찰이 치안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는 미래지향적 경찰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이 경찰 드론을 활용해 교통 단속에 나선 모습. /사진제공=대구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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