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남성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까지 벗어주고 순직한 해양경찰관 동료들이 해경 내부에서 벌어진 은폐 정황을 폭로한 가운데 혼자 출동한 경위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순직한 이재석 경사 사촌형 김모씨는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처음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동료 4명을 만났다"며 이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이 경사 가족은 동료들에게 "왜 혼자 갔느냐, 이게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동료들은 "이렇게 나간 적이 없었다", "혼자 나갈 수가 없다", "10년간 일했지만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씨는 "새벽에 인명 구조하러 나가는데 혼자 보내는 게 맞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고 해경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며 "그런데 '이따 오후', '내일 오전' 등으로 미루더니 달랑 12줄로 된 '시차별 조치사항'이란 허술한 자료를 줬다"고 토로했다.
해경 내부 규칙에 따르면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이 탑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 가운데 전날 기자회견으로 폭로에 나선 동료들이 당시 지휘를 맡은 팀장이 자신들을 깨우지 않았다며 대응에 의문을 표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 경사 동료들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팀장에게 아무런 사항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휴게시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까지 이 경사가 위급한 상황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무 업무를 맡은 이 경사가 홀로 현장에 출동한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팀장이 우리를 깨우거나 이 경사와 함께 현장에 들어가야 했는데 일방적으로 다른 팀원들을 쉬게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이 경사를 포함해 당직 인원은 모두 6명이었다. 하지만 이 경사와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휴게시간을 지정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 사이 이 경사는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구명조끼까지 건네 구조를 시도하는 등 홀로 사투를 벌였다.
또한 동료들은 "영흥파출소장과 인천해양경찰서장이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사실 은폐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가족과 언론에 침묵했던 건 파출소장의 함구 지시 때문"이라며 "흠집 나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광진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입장문을 통해 "진실 은폐는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진실 규명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