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으러 왔다가 '깜짝'…2000원 돌파에 "주말 여행도 못가"

기름 넣으러 왔다가 '깜짝'…2000원 돌파에 "주말 여행도 못가"

박상혁 기자
2026.04.19 14:19
19일 오전 11시쯤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 모습. 이곳은 휘발유를 리터(ℓ)당 2197원에 판매 중이었다./사진=박상혁 기자.
19일 오전 11시쯤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 모습. 이곳은 휘발유를 리터(ℓ)당 2197원에 판매 중이었다./사진=박상혁 기자.

"이젠 정말로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해야 할 듯싶네요."

19일 오전 서울 중구의 A 주유소. 리터(ℓ)당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지 사흘째인 이날 주유소는 주말 아침임에도 한산했다. 이 주유소를 오전 9시쯤부터 30분간 지켜본 결과, 이곳을 찾은 차량은 단 1대뿐이었다. 고유가가 뉴노멀이 되면서 가격 부담에 주유를 미루는 분위기가 형성돼서다. 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388원이다. 50대 남성 한영오씨는 "이제는 기름을 가득 채우기도 부담된다"며 "유가가 하루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날 대비 0.42원 오른 2001.93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각 전국 경유 평균 가격도 0.69원 오른 1993.24원을 기록했다.

시도별 평균으로 보면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36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 2029원 △충북 2007원 △경기 2006원 등 순이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돌파한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기자가 둘러본 주유소의 기름값은 전국 평균보다 약 300원 비쌌다. 성동구 옥수동의 B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378원이었다. 가족과 함께 경기도 양평으로 나들이 가기 전 주유를 하러 온 김태준씨(57)는 "근교 여행을 가려고 해도 이젠 KTX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나 싶었다"며 "기름값이 높아 차라리 외식을 더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었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당분간 근교 여행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주유소를 찾은 차주만 높은 기름값으로 부담을 호소하는 건 아니다. 주유소 사장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B주유소 관계자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 일반 손님은 20% 정도 줄고 법인차량 정도만 오가는 정도"며 "직영이 아닌 개인 주유소라서 리터당 1900원대에 들여와도 마진을 붙여 팔 수밖에 없다"고 했다.

1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1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정부는 지난달 13일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이후 같은 달 27일에 2차, 지난 10일 3차 최고가격을 발표했다. 3차 최고가격의 휘발유는 리터당 1934원, 경유는 1923원이다.

정부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4차 최고가격 발표를 앞두고 상한선을 높일지 고심 중이다. 미국·이란전쟁 여파로 급등한 유가를 억제하려고 도입한 최고가격제를 유지하자니 정유사 손실 보전에 따른 재정 부담이 커지고, 가격을 올리자니 민생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고가격제를 시행은 하는데 가격의 문제"라며 "가격의 문제에 대해서 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 여부들은 토론 중"이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10시쯤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를 리터(ℓ)당 2388원에판매 중이었다. 경유는 2338원, 등유는 1848원, 고급휘발유는 2698원이었다./사진=박상혁 기자.
19일 오전 10시쯤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를 리터(ℓ)당 2388원에판매 중이었다. 경유는 2338원, 등유는 1848원, 고급휘발유는 2698원이었다./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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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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