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조만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한다. 연루된 혐의가 많은 만큼 사안별 수사가 무르익었을 때 한 번에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25일 오전 10시부터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1억원이 넘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건네받고 지난해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지역구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출마시켜주려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해 이날 오전 11시10분 오전 조사를 마치고 오후 1시30분부터 재차 조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윤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어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 뇌물죄의 적용 대상이 직무와 관련한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인 탓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전반에 윤 전 대통령의 조사가 필요한 사건이 많다"며 "종합적으로 적정한 시기에, 사안들을 모아서 한꺼번에 소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방문 조사 등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검사의 공천 청탁 외에도 윤 전 대통령은 연루된 혐의가 더 있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측이 김 여사 측에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건네고 맏사위 박성근 전 검사가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도록 청탁한 사건에도 특검팀은 뇌물죄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캄보디아 메콩강 공적개발원조(ODA)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유엔 제 5사무국 개최 등 통일교 현안을 부탁하며 김 여사 측에 8000만원 상당의 다이아 목걸이와 샤넬 백을 건넨 사건도 마찬가지다. 김 여사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지만, 해당 사안들을 김 여사가 단독으로 해결해주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공모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수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오는 26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 할 예정"이라며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혐의는 기소 후 계속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등 삼부토건 경영진들이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처럼 현지 지방자치단체 등과 허위 MOU를 반복적으로 체결해 홍보했다고 본다. 이를 통해 1000원대이던 삼부토건 주가를 불과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폭등시킨 뒤 보유 주식을 팔아 369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당시 웰바이오텍도 우크라이나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고 도주했으나 도주 55일만인 지난 11일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특검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도 추석연휴 전 구속기소할 전망이다. 각 구속 만료 기간이 연장 시 최대 다음달 7일·13일로 추석 연휴에 해당해서다. 특검팀 관계자는 "연휴 중 구속이 만료되면 그 전에 기소하는 것이 일반적 절차"라고 했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한 총재도 해당 사안 등에 연루됐다.
한편 특검팀은 건진법사 공천 청탁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브로커 김모씨를 소환조사했다. 오후 2시부터는 박형국 봉화군수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에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특검팀은 당시 학폭위 간사를 이날 오전 10시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는 26일엔 김 여사의 종묘 사적 차담회 의혹과 관련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을 참고인으로 부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