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녀 이름으로 주식 사주면 증여세 내야 할까

허시원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2025.10.16 05:45
[편집자주] [the L]화우 자산관리센터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상속·증여의 기술'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A씨에게는 초등학생 딸이 한 명 있다. A씨는 딸이 어릴 때부터 조금씩이라도 재산을 물려주고 싶어 최근 딸 명의로 주식거래계좌를 개설하고 매년 딸 명의 주식거래계좌에 100만원을 입금해 주식을 사주려고 한다. 이처럼 딸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로 주식을 사면 세금 문제는 없을까?

최근에 A씨의 사례처럼 자녀 명의로 주식거래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사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현금을 증여해 예금으로만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우량한 주식을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으니 예금보다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는지는 두 단계로 나눠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는 부모가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로 입금한 돈이 증여로 평가되는지 여부이다.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것은 부모의 재산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이전한 것이므로 당연히 증여에 해당한다. 다만 현행법상 미성년자녀에게 증여하면 10년간 2000만원(성년 자녀의 경우 5000만원)까지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 금액 범위 내에서는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만약 해당 금액을 초과하는 돈을 줄 경우 그 초과액에 대해선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미성년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로 10년간 4000만원을 이체한 경우에는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인 2000만원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증여 금액 1억원까지는 10%의 세율로 증여세가 과세되어 세부담이 크지 않으므로 재산 현황과 세부담을 고려해서 증여 금액을 결정하면 된다.

두 번째는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로 매수한 주식의 주가가 상승해서 시세차익이 발생한 경우 그 시세차익에 대해서도 증여세가 과세되는지 여부이다. 이 경우 상황에 따라 증여세가 과세될 수도 있다. 만약 부모가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로 주식을 최초 매수한 후 적극적으로 매매거래를 하지 않고 장기만 보유만 했다면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기 위해서 돈을 준 때에만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 시점에 증여받은 돈과 같은 값어치만큼 주식을 샀을 뿐 그 이후에는 부모가 적극적인 행위를 한 것이 없으므로 시세차익은 자녀가 보유한 재산에서 발생한 이익이지 부모가 물려준 재산상 이익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반면 부모가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로 적극적이고 빈번하게 매매거래를 했다면 시세차익에 대해서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부모가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로 돈을 입금했을 때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인해 자녀의 재산이 증가했으므로 주식 매매거래를 통해 얻은 시세차익도 자녀가 부모로부터 증여받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무형의 이익을 무상으로 이전하는 경우도 증여에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자녀 명의의 주식거래계좌를 운영하는 경우 운영 현황에 따라 증여세 과세 여부와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허시원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허시원 변호사는 2013년부터 화우 조세그룹에서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상속∙증여세 등 각종 조세 분야의 쟁송·자문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화우 자산관리센터의 조세자문팀장을 맡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근무하며 회계·재무 관련 실무경험을 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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