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워서 깜짝 놀랐어요. 급하게 패딩과 목도리를 꺼내 입었어요."
21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역 인근 회사로 출근하던 김유민씨(26)는 평소보다 옷을 두껍게 입고 나왔다. 그는 "옷을 얇게 입으면 감기에 걸릴 것 같았다"라며 "평소 즐겨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오늘은 따뜻하게 주문했다"라고 말했다.
최재우씨(72)도 "어제는 얇은 여름옷을 입고 나섰다가 너무 추워서 후회했다"라며 "오늘 아침엔 아내가 털 달린 외투를 꺼내줘서 덕분에 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젠 정말 겨울옷을 다 꺼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오전 광화문역 인근에서는 롱패딩, 코트, 목도리 등으로 무장한 직장인들이 많았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손을 비비거나 발을 구르며 추위를 달랬다. 모자를 뒤집어쓰거나 양손에 입김을 불어넣는 이들도 있었다. 뜨거운 커피나 핫팩을 손에 쥐기도 했다.
이혜지씨(37)는 "어제는 출근을 안 해서 몰랐는데, 오늘 나오니 확실히 춥다"라며 "옷장 정리를 아직 못 했는데 퇴근하고 겨울옷을 모두 꺼내야겠다"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14도, 낮 최고기온은 14~20도다. 출근길 강한 바람에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서울의 아침 기온은 4도지만 체감온도는 2도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은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5~14도·최고 19~23도)보다 2~5도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길거리 분식집의 인기 메뉴도 바뀌었다. 따뜻한 어묵과 군고구마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김태훈씨(52)는 "날이 추워지니 겨울 느낌이 나서 어묵이 생각났다"라며 "먹고 나니 몸이 금세 데워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오가는 것 같다"고 했다.
군고구마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광화문역 내 편의점의 군고구마 통은 비어 있었다. 편의점주 50대 김경민씨는 "어제 갑자기 추워지며 들어온 물량이 금세 다 팔렸다"라며 "급하게 추가 주문을 넣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10월 중순에 군고구마가 잘 팔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고 했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족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카페 직원 신소현(26)씨는 "날이 추워지면서 아이스 커피 찾는 분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겨울이 본격화하면 이런 모습은 더 뚜렷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