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이 레미콘 원자재를 비싸게 구입하는 방식으로 총수 2세 회사를 부당지원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전날 정 회장과 홍성원 전 삼표산업 대표를 각각 공정거래법위반죄와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로 기소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위반죄로 기소됐지만 검찰은 부당지원행위가 배임행위에도 해당한다 판단, 특경법위반죄로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를 거쳐 이번 부당지원 행위가 경영권 승계작업 수단으로 이용됐다고 봤다.
검찰은 삼표산업이 레미콘 원자재 업체 에스피네이처를 삼표그룹 모회사로 만들 목적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레미콘 원재료를 비싸게 구입해 74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몰아줬다고 의심한다. 에스피네이처는 총수 2세인 정대현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삼표산업은 에스피네이처로부터만 원재료를 구매하면서 비계열사 대비 4% 초과이윤을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표산업은 원재료를 고가로 구매해 상당한 손해가 발생해 회사 임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했음에도 정 회장과 홍 전 대표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에스피네이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해 유상증자 출자대금 등 승계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 공소시효가 불과 5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시정명령 및 과징금 116억2000만원을 부과하고 삼표산업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해 9~10월 두 차례에 걸쳐 정 회장을 조사한 후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했고 그룹 총수까지 기소했다. 공소시효 완료 전 부당지원 근거가 된 계약체결을 주도한 홍 전 대표를 우선 기소한 후 수차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사건 배후가 정 회장이라는 사실까지 규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찰은 기업의 경영권을 탈법적으로 세습하는 관행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반칙행위가 근절되고 본건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