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맞춤에 5년 이상 징역은 과하다?..."13세 미만 강제추행 처벌법 '합헌'"

송민경 기자
2025.11.30 12:00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동운 공수처장과 신한미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을 선고하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헌법재판소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죄에 대해 벌금형을 삭제하고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에 대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초등학교 내부공사업체 관리자인 A씨는 2021년 3월23일 초등학교 1층 화장실 앞에서 마주친 피해자 6세 여아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갑자기 왼쪽 눈가에 입맞춤을 했다. 또 A씨는 다른 피해자 6세 여아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갑자기 이마에 입맞춤을 했으며, 이후 복도를 지나가던 중 달려오던 피해자 7세 여아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멈춰 세운 뒤 갑자기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A씨는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강제추행 했다는 범죄 사실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B씨는 2023년 10월10일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면식이 없는 피해자 7세 여아가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손잡이에 손을 걸치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오른손을 피해자의 왼쪽 손 위에 얹고 약 5~6회에 걸쳐 피해자의 손을 쓰다듬듯이 만지고 잡았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 역시 해당 법률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이들 재판부는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에서 벌금형을 삭제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보다 가벼운 처벌을 내릴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재에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헌재는 관련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이 조항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의 추행행위에는 유형력 행사의 대소강약이 문제되지 않는 '기습추행'이나 신체의 접촉이 없는 추행행위, 성적인 목적이 없거나 유형력의 행사가 경미한 추행행위 등 다양한 유형의 추행행위가 포함되고 이 조항은 이들을 모두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헌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아직 정신적, 신체적 측면에서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상대방의 추행행위가 가지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해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경미한 추행행위라 하더라도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강제추행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불문하고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하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에 대한 법정형이 지속적으로 상향되었음에도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신체의 접촉이 호감의 표시로서 문화적·관습적으로 용인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도 성적 자기결정권이 매우 중요하며 경미해 보이는 성적 행위라 하더라도 이들의 자유로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또 "성폭력범죄가 13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영향과 성폭력범죄로부터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 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을 바탕으로 해당 조항에서 벌금형을 삭제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서 "징역형의 하한은 5년이므로 행위자에게 그 불법의 정도나 행위태양에 비춰 정상을 참작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도 있으므로 법원의 양형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정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을 종합해 헌재는 "해당 조항은 형벌에 관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를 현저히 일탈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보호법익과 죄질을 달리하는 다른 범죄들과 그 법정형을 평면적으로 비교해 해당 조항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해 평등원칙에 반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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