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업 실패와 대출로 별거하는 동안 혼자 쇼핑몰을 키워 모은 재산도 이혼할 경우 나눠야 할까.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결혼 20년 차 여성 A씨는 따로 사는 남편이 몰래 부동산을 빼돌려 놓고도 재산을 달라고 요구한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A씨 부부는 각자 쇼핑몰 사업을 하고 있다. 결혼한 지 15년 정도 됐을 무렵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A씨는 힘들어하는 남편을 경제적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남편은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하더니 제3금융권 대출에도 손을 댔다. 두 사람은 빚 독촉에 시달리다 별거를 시작했다. 따로 살긴 했지만, 가끔 연락하며 가족 행사도 챙겼다.
그동안 A씨 쇼핑몰 사업은 번창했다. 남편은 A씨가 돈을 잘 번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거의 주지 않았다. 1년 전에는 채무 때문에 생활이 어렵다고 해서 차용증까지 쓰고 1억원을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A씨가 이혼 얘기를 꺼내자 남편은 "별거 기간에 당신이 번 돈도 재산분할 대상"이라며 절반을 달라고 요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은 자기 명의 건물 중 하나를 시어머니에게 몰래 증여한 상태였다.
A씨는 "남은 재산은 저와 아이가 함께 사는 아파트의 공유 지분뿐"이라며 "아이 키우면서 혼자 힘들게 번 돈을 남편에게 줘야 하냐. 남편이 빼돌린 재산이 얼마인지, 빌려줬던 1억원과 밀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김미루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별거한 뒤에도 가족 행사나 여행을 함께했다면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났다고 보지 않는다. 따라서 별거 이후 형성된 재산도 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재산이 A씨 자금과 노력으로 모은 게 입증되면 기여도를 훨씬 높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별거 중 A씨 동의 없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부동산을 넘긴 것은 재산분할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이기 때문에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며 "남편에게 빌려줬던 1억원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부부간 대여금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자고 서로 동의하지 않는 이상,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분할 비율을 정할 때 참작된다. 별도 민사 소송으로 청구하는 건 가능하다"고 했다.
별거 기간 중 받지 못한 양육비에 대해서는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과거 양육비를 한꺼번에 청구하는 것이라 감액되거나 재산분할 비율에 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이혼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아파트가 공동명의라면 이혼하지 않고도 '공유물 분할 청구'를 통해 부동산을 지분대로 분할해 달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