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매니저처럼…직장인 6명 중 1명 "회식 강요, 사적 심부름 시켜"

구경민 기자
2025.12.14 15:25
직장인 6명 중 1명은 상급자로부터 업무와 무관한 사적 심부름 등 부당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6명 중 1명은 상급자로부터 업무와 무관한 사적 심부름 등 부당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 음주 강요도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조사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가 최근 1년 사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무시, 비하 등 모욕·명예훼손을 당했다는 답변은 17.8%, 회식 참석, 회식·음주·노래방·장기자랑 등 업무 외 강요를 경험했다는 답변은 15.4%가 나왔다. 그 밖에 응답자들은 폭언·폭행(15.4%), 따돌림·차별(14.5%) 등을 당했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회사 대표가 회식 참석뿐 아니라 노래까지 강요하거나, 비서가 아님에도 설거지를 하게 했다며 상담을 접수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피해자 4명 중 1명(25.2%)은 괴롭힘 행위자가 상급자 본인이거나 상급자의 친인척이었다고 응답했다.

돈을 주거나 업무를 지시하는 관계에서 '이 정도 쯤은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업무상 권한을 사적 영역까지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폐해를 낳은 것으로 해석된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은 괴롭힘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괴롭힘 이후 대응 방식으로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56.4%로 가장 많았다. '회사를 그만뒀다'는 경우도 26.4%를 차지했다.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는 응답은 32.4%였다.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10.6%, '고용노동부나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4.5%에 그쳤다. 특히 피해자 5명 중 1명(19.4%)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해·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는 "상급자의 권한을 '사회생활의 일부'로 오해해 사적 영역까지 확장하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연말연시를 앞두고 이러한 행위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임을 조직 차원에서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갑질119 신예지 변호사는 "노동자라고 해서 상급자의 지시를 모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사적 용무 지시나 음주 강요는 엄연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조직 내 권한 사용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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