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압수수색' 왜 오래 걸리나…"클라우드 사용시 장시간 소요"

민수정, 이강준 기자
2025.12.15 16:05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 쿠팡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뉴스1.

경찰이 엿새째 쿠팡 압수수색에 나섰다. 확보할 자료가 많고 선별 작업에 시간이 걸려서다.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데이터를 보관할 경우 수사관이 일일이 필요한 자료를 가상 환경에서 찾으러 다녀야 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경찰청은 15일 오전 전담수사팀 11명을 동원해 송파구 쿠팡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9일부터 6일째 압수수색이다. 경찰은 지난 12일 저녁 7시 기준 압수수색 목표치의 60%를 진행했다.

경찰은 쿠팡 내부서 자료를 선별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다보니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보 서울청장은 이날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쿠팡 측 시스템 기술자에게 물어보면서 진행하고 있지만 선별 압수수색을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사이버 전담 수사관들은 압수수색 장기화 원인 중 하나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꼽는다. 쿠팡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있다. 물리 공간에 데이터를 보관하던 시절엔 서버를 통째로 가져올 수 있었지만 이젠 기업 보안팀 참관 아래 흩어진 클라우드 서버를 일일이 조회·검색해야 해서다.

기존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보안 서버와 관리인력을 운영했지만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업체에 외주를 맡겨 비용을 절감하는 경향이 커졌는데 이게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관 A씨는 "서버마다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며 "우회 및 유출 경로, 쿠팡 내외부에서 조직적인 유출 지시가 있던 것은 아닌지 혹은 상선의 은폐 지시는 없었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유출자가 디지털 흔적을 삭제했을 수 있는데 삭제 파일도 전부 복구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선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압수수색 현장에서 경찰과 기업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고 한다. 압수수색 영장에 기록된 것만 경찰이 가져갈 수 있는데 데이터가 회색 지대에 있으면 최대한 압수하려는 수사관과 이를 지키려는 기업 법무·보안팀간 공방도 오간다.

실제 쿠팡 압수수색 초기엔 다소 실랑이가 있었다. 박 청장은 "초창기엔 어느 정도까지 압수수색을 해야 할지 이견이 있다고 보고 받았다"며 "이후에는 순조롭게 필요 자료를 협조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사가 아마존 같은 해외 기업이면 절차는 더 까다로워지고 시간도 지체된다. 클라우드 공급사에 압수수색 영장을 따로 집행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서울 일선 경찰서에 근무하는 B씨는 "클라우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영장을 집행해 자료를 제출받는다. 물리적으로 서버가 눈앞에 있다면 직접 확인하겠지만 요즘은 대부분 클라우드로 대체되고 있다"며 "클라우드 (수사)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경찰은 늦어도 오는 16일에 압수수색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청장은 "수사팀은 오늘이나 내일 중에 마무리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며 "선별 압수하다 보니 직접 조회·검색·추출하는 과정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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