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봉쇄 후 첫 무력 행사
"합의 안하면 파괴" 압박 지속
이란軍 "호르무즈 양보 못해"
신경전 격화, 2차회담 안갯속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선박을 향해 발포, 강제로 정지시키고 이란이 이에 강력반발하는 등 중동지역의 갈등이 급격히 고조됐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한국시간으로 22일 종료되는 가운데 양국은 2차 협상을 조율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이 이미 2차 협상장소로 가고 있다며 휴전종료 전 협상재개 및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란 측이 협상재개를 거부하면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대해상 봉쇄망, 이른바 '역봉쇄'를 돌파하려고 한 이란 화물선의 엔진에 미군이 구멍을 냈고 해당 선박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해상봉쇄 이후 이란 선박의 회항 등에 무력을 사용한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무력사용은 이란을 협상테이블에 끌어내려는 고강도 압박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협상 가능성을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다른 글에서 "나의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고 있다. 그들은 협상을 위해 내일 저녁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일'이 미국시간으로 20일이라면 파키스탄은 21일이 된다. 그는 "우리는 아주 공정하고 합리적인 협상을 제안했다.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할 것이다. 더이상 온건하게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빠르게 그리고 쉽게 무너질 것"이라며 "이제 이란의 '살상기계'를 끝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뉴스, MS나우와 인터뷰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파키스탄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는 이후 밴스 부통령이 2차 협상대표단을 이끌 것이며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대표단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이 미국을 불신해 추가협상에 곧장 응하리란 기대는 한층 낮아졌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이날 이란이 미국의 과도한 요구, 입장변화, 지속적인 해상봉쇄 등을 이유로 미국과의 2차 종전협상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IRNA는 "이런 상황에서는 생산적인 협상의 명확한 전망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45분 동안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의 행동과 위협적인 발언은 미국의 진정성에 대한 이란 당국 내 의구심을 키운다"며 "과거처럼 (미국이) 외교를 배신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출신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20일 BBC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말했다. 아지지 위원장이 강경파이자 이란 고위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인 만큼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해소엔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21일 오후인 휴전기한이 끝나기 전 미국과 이란의 추가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동정세는 다시 시계제로 상황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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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은 이런 가운데 협상준비를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은 파키스탄 보안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날 오후 미군 C-17 수송기 2대가 보안장비와 차량을 싣고 공군기지에 착륙했다"며 "이슬라마바드 당국은 대중교통과 대형 화물차의 통행을 차단했고 1차 협상장소였던 세레나호텔 인근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투숙객들에게 퇴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