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을 출력하거나 복사하려면 비용 결제를 위해 복사카드가 필요합니다."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5층에 위치한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도서관 열람증을 발급받아야 입장할 수 있다. 입장하는데 국립중앙도서관 회원 가입 외 특별한 절차가 필요하진 않았다. 노동신문 등 북한 신문과 간행물이 진열된 모습이 보였다.
통일부가 전날 북한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특수자료에서 일반자료로 재분류하면서 일반인의 접근제한이 해제됐다. 국가정보원이 '특수자료 취급지침'을 통해 일반인 열람을 제한한 지 55년 만이다. 그간 노동신문의 열람 및 복사·출력은 보도와 연구 등 목적으로만 허용됐다. 열람 전에는 서약서 혹은 자료이용신청서를 작성해야 했다.
진열대에는 빨간색 겉표지의 노동신문 모음 자료집들이 연도별로 놓여 있었다. 성인 남성 손바닥 2개 크기의 축소판과 달리 원본 자료집은 머리 2~3개 크기였다. 무게도 상당해 두 손으로 들어야 했다. 겉표지를 열자 "특수자료"라고 적힌 문구에는 'X'가 그어져 있었다. 대신 그 아래에 "2025년 12월30일. 일반자료로 재분류됨"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있었다. 직원들은 해당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자료집에서 지난해 12월 마지막 날의 신문을 펼쳤다. '로동신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수의 기사 제목에는 "경애하는", "위대한" 등의 수식어가 보였다. 신문 6면에는 새해를 앞둔 평양의 공연 관련 정보가 적혔으며 2025년 새해 축하장도 실렸다. 축하장은 북한의 주요 명절에 발행되는 공식 인쇄물이다. 약 800원에 해당 신문 6면과 2023년 마지막 날의 신문 12면을 출력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노동신문 일반인 열람 허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진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노동신문이 일반 국민에게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우리나라 국익 측면에서도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황 교수는 "(시대가 변한 상황에서) 공식매체인 북한 기관지를 통해 접함으로써 북한이 이런 국가구나라는 부분을 더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학습 자료"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노동신문 열람 제한이) 국민들의 알 권리와 전문가적인 소견을 무시한 것"이라며 "안보에 대해 잘못 생각한 안보 만능주의"라고 했다. 다만 단계적 개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청소년 등에 대한 시민 우려가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황 교수는 "교사의 교육 내용에 맞춰 학습자료로 보면 비판적 리터러시도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