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항공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가 겹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노선 감편을 확대하고 있다. 비인기 노선 중심으로 이뤄지던 감편이 일본과 중국 등 주요 노선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1,812원 ▼39 -2.11%)은 오는 5월 한달간 부산발 다낭(베트남), 세부(필리핀), 나트랑(베트남), 방콕(태국) 노선과 인천발 홍콩 노선의 일부 항공편을 비운항할 계획이다. 앞서 4월에도 다낭, 세부, 괌(미국) 등 노선에서 감편을 진행한데 이어 방콕과 홍콩 등 주요 노선까지 비운항 대상에 포함하며 감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매년 4월부터 6월까지 이어지는 비수기 구간에 맞춰 수요가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감편을 실시해왔다. 일본·중국 등 알짜 노선은 그간 감편 영향에서 벗어나 있었다. 지난해 일본과 중국의 여객수는 각각 2731만7917명, 1680만3863명으로 전체 여객수 9454만8031명의 46.7%에 달했다.
다만 올해는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유가 상승과 환율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항공사들이 기존 비인기 노선을 넘어 일본과 중국 등 주요 노선에 대해서도 비운항을 검토하는 등 긴축 운항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6,900원 ▼190 -2.68%)은 4월부터 5월까지 인천발 창춘·하얼빈·옌지 등 중국 노선 일부 항공편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에어로케이도 청주발 나리타·오사카·이바라키·나고야·오비히로 등 일본 노선 일부 항공편을 줄이기로 했다. 일본과 중국은 국제선 여객 수 기준 상위권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지만 최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노선별 수익성을 중심으로 운항 조정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다른 항공사들도 일본·중국 노선의 감편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전쟁발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과 외화 비용이 동시에 늘면서다. 특히 이달 발권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달 대비 최소 3배 이상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다음달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더 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와 고유가로 인해 국내 항공업계 전반으로 비상 경영과 감편 운항이 확대되고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극대화와 손실 보전을 위해 기존에 선호 노선으로 분류되는 노선 역시 감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