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에 낸드 시장 '봄바람'..일반 D램 가격 상승폭 역전

AI 수요에 낸드 시장 '봄바람'..일반 D램 가격 상승폭 역전

최지은 기자
2026.04.03 05:30

2분기 가격 최대 75% 상승 전망…구형 제품 단종이 상승세 추가 자극 가능성도

일반 D램·낸드 가격 전망/그래픽=김다나
일반 D램·낸드 가격 전망/그래픽=김다나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공급 부족 심화로 낸드 플래시(이하 낸드) 제품 가격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주요 낸드 공급사가 대용량 3D(3차원) 제품에 생산 능력을 집중하면서 구형 제품의 가격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낸드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인 삼성전자(178,400원 ▼11,200 -5.91%)SK하이닉스(830,000원 ▼63,000 -7.05%)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낸드 공급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신형 제품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3위인 일본 키옥시아는 지난달말 고객사에 서한을 보내 구형 낸드 제품의 EOL(End of Life·생산 종료)을 공지했다. 2D(평면) 구조 기반 제품과 3세대 3D 낸드 제품은 2028년을 끝으로 생산을 마무리한다는 의미다. 한정된 팹(공장) 자원을 효율화해 AI 서버용 등 고부가 3D 낸드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AI 워크로드가 학습에서 대규모 추론서비스로 이동하면서 기존에 학습된 데이터를 불러오기 위한 대용량 저장 장치 수요가 늘어난 점도 낸드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GPU(그래픽처리장치) 메모리에 집중된 데이터 일부를 낸드 기반 고성능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분산 저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관련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공급사들이 신형 낸드 생산에 집중하면서 성숙 공정 제품의 가격도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7.73달러를 기록했다. 전월(12.67달러) 대비 약 40% 뛰며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세는 올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낸드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70~7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일반 D램의 가격 상승 폭(58~63%)을 웃도는 수준이다. 낸드는 지난해 초만 해도 공급 과잉과 재고 누적으로 가격 약세가 이어졌지만 1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일각에서는 낸드 제조사의 구형 낸드 생산 중단이 구형 제품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D램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주요 D램 공급사가 구형인 DDR(더블데이터레이트)4 생산 중단·감산 계획을 발표하자 공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일부 제품은 한 때 신형인 DDR5 가격을 상회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그룹(하이닉스·솔리다임)의 글로벌 낸드 시장 합산 점유율은 51.3%를 기록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와 일반 D램 가격도 동시에 오르면서 양사의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70조원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아울러 낸드에서도 분기 단위 중심이던 계약이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가격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구축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낸드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고객사의 장기 계약 수요와 최소 마진을 확보하려는 공급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수요 확대에 따라 낸드 공급이 수요 대비 크게 모자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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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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