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문제지와 정답지를 공개 시점 이전에 유출한 현직 고등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 등 총 4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 A씨와 학원 강사 B씨를 공무상비밀봉함개봉과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다른 현직 교사 2명과 학원 강사 42명도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6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팅방에서 학평 문제지와 정답·해설지가 유출·유포됐다는 의혹에 대해 서울특별시교육감으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았다. 이후 경찰은 채팅방 대화 분석 등을 거쳐 6일 만에 최초 유출자인 A씨와 B씨를 특정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지를 유포한 현직 고교 교사 등 42명도 추가로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학원 수업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모의평가 문제지와 정답·해설지의 사전 유출을 공모했다. 이 둘은 대학원 선후배 사이로 파악됐다. 이들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4회에 걸쳐 시도교육청 담당 공무원이 봉인한 문제지와 정답·해설지를 권한 없이 개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을 또 현직 고교 교사 2명과 학원 강사 42명과 함께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4회에 걸쳐 시행된 수능 모의평가를 공개 시점 이전에 유출·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수능 모의평가 문제 공개는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 기준 매 교시 종료 후에 공개해야 한다.
시험지 유출을 대가로 금전을 제공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시험 응시생에게 문제·해설지를 제공한 정황도 없었다. 시험지 유포는 친분을 이용한 자료 공유 차원에서 이뤄졌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유출 자료를 활용했다고 봤다. 강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타 강사들보다 먼저 문제지를 받아 해설 강의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조직적으로 문제지를 사전 입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 문제지와 정답·해설지의 관리·감독 부실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학교의 시험 관리 책임자는 문제지와 정답·해설지의 관리방법과 개봉 시점 등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유출된 학원에 대해 행정제재 부재와 시험 관리·감독 등의 제도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공정성이 보장되고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안이 마련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