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쇠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민들의 부담이 커진다. 육우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며 수급 불안이 커진 데다 명절 수요까지 맞물려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 탓이다.
2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333만4000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17만3000마리 (4.9%)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13만1000마리(3.8%) 줄었다.
수급 불안은 쇠고기 판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축산유통 정보 플랫폼 '다봄'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당 2만806원으로, 전년 동월 평균인 1만7615원 대비 약 18%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소의 번식 기반이 약화하면서 가임 암소가 전 연령대에서 줄었다"며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축산물 수급 불안이 가격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흐름은 가격표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오전 광진구의 한 백화점에서는 한우 선물 특선세트(2㎏ 기준) 가격이 △1+ 등급 43만원 △ 1++ 등급 48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설 대표 음식 '갈비찜' 재료인 냉장 갈비 역시 2.4㎏ 상품 기준 3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있었다. 프리미엄 세트(5㎏) 가격은 169만원에 달했다.
높은 가격대에 발길을 돌리거나 수입산 쇠고기 등 대체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었다. 50대 주부 주상희씨는 "이번 명절 물가는 역대급으로 높다고 느껴진다"며 "가격 부담 때문에 떡국에 늘 넣던 쇠고기도 이번에는 넣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에 백화점을 찾는 손님도 줄었다. 대형마트에서 미국산·호주산 쇠고기를 고르거나 떡갈비 등 대체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경숙씨(73)는 "2㎏짜리 미국산 냉동 LA갈비가 10만원도 안 돼 이 상품을 선택했다"며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이마저도 가격이 오를 것 같아 미리 사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닭고기 등 다른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이에 정부는 배추·사과·돼지고기 등 16대 성수품을 27만톤(t) 공급하고 반값 할인 지원 등에 910억원을 투입하는 민생안정대책에 나섰다. 특히 축산물은 도축장을 주말에도 운영하고 농협 출하 물량을 확대해 공급량을 평시의 1.4배로 늘릴 계획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설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확대하고 할인 쿠폰 등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 이후에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