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구형 15년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징역 1년8개월을 받은 건 법원이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해서다. 법원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수수했다는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이 김 여사에게 불리한 정황들에 휘둘리지 않고 엄격하게 법을 적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김 여사 선고공판을 진행하기에 앞서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불분명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와 같은 법의 일반 원칙도 피고인이 권력자라 하여 혹은 권력을 잃은 자라 하여 다르게 나눠 적용될 수 없다"며 "헌법 제103조에 의거 증거에 따라서 판단하였음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도이치모터스 건 "공범으로 단정할 수 없어"=재판부는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미필적으로나마 용인했을지언정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범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선 의사가 합쳐져야 한다"며 "하지만 시세조종 세력 중 누구도 피고인에게 시세조종에 관해 직접 알려준 바가 있다고 진술하는 사람이 없다. 피고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료가 없다"고 했다. 일부는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판단됐다.
◇명태균 건 "윤석열 부부의 재산상 이득 아냐"=여론조사 무상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그것이 김 여사의 재산상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는 명태균씨가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 또는 여론조사기관인 피앤알(PNR)과 여론조사에 관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의 실시여부 및 방법,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나 배포 등에 관해 명씨가 김 여사의 지시를 받았다는 자료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김 여사를 만나기 전부터 미래한국연구소의 비용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통일교 금품 건 "일부 유죄, 일부 무죄"=재판부는 통일교 금품수수에 대해선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281만원짜리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수수 부분은 대가성을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영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과 연결성이 요구됨은 두말할 나위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는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고가의 사치품을 갖고 자신을 치장하는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형사재판 계속"=김 여사의 법정출석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김 여사가 다른 재판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과 각종 매관매직 의혹 2개 재판을 더 받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과 관련된 재판은 다음달 3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각종 매관매직 의혹은 정확한 기일도 잡히지 않았다. 의혹의 핵심은 김 여사가 귀금속, 금 거북이 등 금품을 수수한 대가로 알선행위를 했다는 혐의다.
◇특검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특검팀은 이날 "법원의 판단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내부논의를 거쳐 곧 항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