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상속분쟁' 구광모 회장 승소…법원 "상속협의서 유효"

이현수 기자
2026.02.12 15:25

"상속재산 분할협의서 유효성 인정, 기망행위 없었다는 판단"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뉴스1.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분쟁에서 승소했다. 2023년 2월 소 제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재판부는 2018년에 작성된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유효성을 인정하며 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구광현)는 12일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 1심 선고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존의 상속 재산 분할 협의서는 유효하게 작성됐고 협의서 작성 과정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세 모녀는 2023년 2월28일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 세 모녀 측은 "유언장이 없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며 법정상속 비율(배우자 1.5·자녀 각 1)로 재산을 다시 나눠야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합의가 이뤄졌다며 맞섰다. 제척기간이 지나 소송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민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우선 제척기간은 지나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세 모녀가 협의서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2022년 이전에 상속권이 침해됐다는 사실까지 알았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2018년 작성된 협의서는 유효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재무관리팀이 원고들(세 모녀)의 위임을 받아 협의서에 날인한 사실은 다툼이 없다"라며 "재무관리팀 직원들의 증언 등을 비춰볼 때 원고들이 상속재산 분할에 관해 여러 차례 보고받고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협의서 초안은 구 회장이 LG 주식을 전부 상속받는 내용이었지만, 김 여사 요청으로 일부 지분을 두 딸이 상속받도록 내용을 변경한 점이 구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개별 상속재산에 대한 구체적 의사 표시가 있었다고 봤다.

세 모녀 측이 주장한 기망행위는 없었다고 봤다. 세 모녀 측은 '재무관리팀이 구 전 회장의 유언장 내지 유지를 담은 메모가 있었다고 기망해 협의서에 날인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대 회장 유지 메모'는 실제로 있었다고 보는게 타당하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또 LG CNS 주식 등을 경영재산이라고 기망해 협의서에 날인하게 했다는 원고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영 재산이 LG 주식에만 국한된다고 보기 어렵고 LG CNS 주식이나 LG 배당금을 주요 재원으로 관리하는 예금재산도 경영재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

이어 "기망행위가 존재했다고 해도 원고들이 LG 주식을 분배받는 등 구체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상속 재산 분할 협의가 이뤄졌다"며 "기망과 합의 사이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을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은 재판이 끝난 뒤 "당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로 이뤄졌다는 점이 법원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2018년 합의에 따라 형성된 LG 지분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원고 측이 항소하면 법적 분쟁은 2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 5월 별세한 구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총 2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의 LG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다. 세 모녀는 LG 주식 일부(구연경 대표 2.01%·구연수씨 0.51%)와 구 전 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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