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에 200만원 주자"…명절 '층간소음' 걱정에 주목받은 아파트

마아라 기자
2026.02.15 11:35
4남매를 키운 김지선이 아랫집으로부터 층간소음 항의받은 일화를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아이 넷 엄마인 개그우먼 김지선은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과거 층간소음 항의를 받아 1층으로 이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낮 2시에도 애가 뛴다고 뭐라 하더라. 그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이젠 다 커서 뛸 애도 없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또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 생활 지원 플랫폼 아파트아이가 2022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관리사무소에 제출된 소음 민원을 분석한 '아파트리포트'에 따르면 3년간 등록된 소음 민원은 총 3만여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약 3000건이었던 소음 민원은 작년 8000여건까지 증가했다. 매년 30~40% 증가 추세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설 명절 직전 일주일 평균 910건이던 층간소음 민원 접수 건수는 연휴 직후 일주일 평균 1040건으로 증가했다. 한 집에 여러 명이 모이는 명절 기간 중 층간소음이 더 자주 발생하고 심해진다는 증거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층간소음으로 강력범죄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4일 충남 천안시 쌍용동 한 아파트에서 윗집에 거주하던 70대 A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아래층 입주민이 위층 세대 일가족에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는 사건도 있었다.

층간소음은 공동주택 입주자 또는 사용자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소리가 다른 층 가구에 전달돼 피해를 주는 것을 말한다. 주택법 제44조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아이들이 뛰는 소리, 문을 닫는 소리, 애완견이 짖는 소리, 늦은 시간이나 이른 시간에 세탁기·청소기·운동기구를 사용하는 소리 등이 층간소음 유발사례에 해당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는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와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를 나눠 층간소음의 기준을 데시벨(dB)로 제시해 놨다.

현재 공동주택 층간소음 관련 갈등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통해 조정되고 있다. 민원을 내면 센터 직원 등이 현장에 나가 소음을 측정하는데 조건 충족이 쉽지 않다. 또 소음 인정을 받아도 중재 외에 별다른 구제 방안도 없다.

최근에는 골전도·우퍼 스피커를 활용해 층간소음 보복을 했다가 오히려 처벌받는 사례도 등장했다. 재판부는 "사적 복수는 방어가 아닌 공격"이라며 상대의 잘못이 나의 불법 행위를 정당화해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웃 간 배려와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부는 층간소음 갈등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을 안내 중이다. △하루에 2번 이웃과 인사하기 △밤부터 새벽 6시까지는 더 조용하게 지내기 △생활 소음 4dB 낮추기 △2cm 이상 두꺼운 매트 위에서 놀기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반복된 층간소음으로 인해 인내심이 바닥 난 상황에서는 배려심을 발휘하기 어렵다.

최근 일부 아파트 단지는 층간소음 보상비 수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정 금액을 돈으로 보상해 층간소음 발생과 갈등을 억제하자는 거다.

서울 강남 일부 아파트에선 층간소음이 문제가 되면 소음을 일으킨 윗집이 아랫집에 150만~200만원 선의 보상비를 지급하자는 결의까지 나왔다. 다만 이런 결의는 법적 효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관련 법인 공동주택관리법에도 층간 소음과 관련한 보상비 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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