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에 '무표정'…"힘내세요" 응원에 허탈한 미소

이혜수, 오석진 기자
2026.02.19 16:52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영상 갈무리

"주문 선고, 피고인 윤석열을 무기징역에 처합니다."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가 19일 오후 4시2분쯤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표정은 딱히 변화가 없었다. 처음 법정에 들어올 때 표정과 같았다. 이렇다 할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 무표정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에 1심 결론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쯤 4명의 교도관과 함께 법정에 들어서며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흰색 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 상하의를 입었고 왼쪽 가슴엔 '3617' 수용번호가 달려 있었다. 평소 법정에 출석할 때와 꼭 같은 모습이었다. 머리는 다소 하얗게 셌고 얼굴엔 검버섯이 피었다. 구속된 기간 동안 살이 빠져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재판부가 1시간 남짓 판결문을 읽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은 무표정한 얼굴로 재판부, 정면을 응시했다. 가끔 눈을 감고 있을 때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선고 직전 자리에 일어서라는 재판부 지시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양팔을 옆으로 떨어뜨린 채 서서 입맛을 다시듯 입을 여러 번 열었다 다물었다.

선고 공판이 모두 끝난 뒤 퇴정 명령을 받은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했다. 출구로 나가는 동안 허탈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터덜터덜 걸어갔다. 방청석에서 지지자들이 "대통령님 힘내세요" 등의 말을 하자 미소 지은 채 그 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법정 안은 선고 전후로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선고에 앞서 지 부장판사는 "판결 선고 과정에서 소란이나 기타 이상 행동 시 법정에서 퇴정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할 수 밖에 없다. 방청하는 분들은 그 점을 유념해달라"고 안내했다.

법정 방호원들이 "방청인들 퇴정해달라"고 안내한 뒤에서야 방청석이 시끄러워졌다. 중년 여성과 남성이 "대통령님 힘내세요" "윤어게인" 등을 큰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선고가 이뤄진 417호 대법정 방청석 150석 중 반 정도가 추첨된 청·중·장년층 일반방청객들로 채워졌다. 방청석 좌우의 가장 앞자리는 교도관들 14명이 자리했고, 맨 뒷줄은 법원 직원들로, 나머지는 취재진으로 채워졌다.

선고에 앞서 법원 방호도 강화됐다. 법정은 우측 6명, 좌측 4명, 출입구 쪽 10여명 등의 방호관이 자리를 지켰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출입구에선 법원 보안 관리대원들 7명 정도가 "주머니에 있는 것들을 빠짐없이 보안검색대에 올려달라"며 입정하려는 이들 모두를 검사했다.

청사 주변의 경비도 한층 삼엄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주변엔 경찰버스 수십대로 만든 차벽이 세워졌고 일부 진출입로가 폐쇄되는 등 경비 강화 조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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