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페서 소주 마시다 '꾸벅'…청년 본 사장의 '반전' 행동 훈훈[오따뉴]

윤혜주 기자
2026.02.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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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새벽녘 무인카페에서 홀로 소주를 들이키는 청년을 꾸짖는 대신 "언제든 와서 마셔도 좋으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고 손을 내민 사장의 편지가 큰 위로를 주고 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5일 한 프랜차이즈 무인카페에 걸린 사장의 편지 한 장이 올라왔다. 사장이 자판을 두드려 A4 용지에 써 내려간 편지 수신인은 '어제 새벽 혼자 소주를 마시던 청년'이었다.

사장은 "새벽 2시 30분쯤 무인카페 CCTV를 살펴보던 중 웬 청년 한 분이 소주를 사서 들어와 안주도 없이 병째 마시고 있는 걸 봤다"며 "잠시 뒤 마시던 소주가 많이 썼던지 아이스크림을 하나 결제하고 안주 삼아 다시 소주를 병째 마시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아이스크림을 결제하고 나서 다시 자리로 돌아오면서 마치 누가 보고 있는 것을 아는 듯이 왼쪽과 오른쪽 CCTV를 번갈아 보며 90도로 죄송하다는 듯 인사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 소주를 마시더라. 잠시 뒤 마신 소주병과 아이스크림 케이스를 깨끗이 치우고 자리를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는 이 청년을 보며 얼마나 힘든 일이 있으면 이 시간에 안주도 없이 혼자 술을 마시나 싶어 염려돼 그 청년에게 남긴다"며 편지를 전했다.

무인카페 사장이 청년에게 남긴 편지 일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장은 청년에게 "주인장인 저도 청년님의 나이에 세상을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삶이 가치있는 삶인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인생을 살아보니 사실 별 것이 없었다. 법정스님이 얘기하듯 인생은 그냥 태어난 것만으로 이미 당신이 해야할 일을 모두 다 한 것이고, 이제는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시간만 남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좋은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어 쉽지 않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해 살아보는 삶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사장은 "언제라도 조용히 소주가 마시고 싶은 새벽시간에는 이 공간에서 혼자 소주를 마셔도 괜찮다"며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에 소주를 사서 들어와 마시는 것이 미안한 일이라는 걸 알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청년이라면, 그리고 자신이 마신 병과 쓰레기를 치울 줄 아는 당신이라면 충분히 그래도 괜찮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인카페를 공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알고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사주고 CCTV에 고개숙여 사과하고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한 청년이라면 무슨 일을해도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미안함을 알고 표현하는 청년, 그 청년을 위로하는 점주님 훈훈하다", "행동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사장님이네", "세상이 아직 따뜻한 이유"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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