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기소하지 못 하도록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설을 최초로 제기했던 문지석 부장검사가 과거 고의성이 없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까지 문 부장검사의 주장과 반대되는 정황이다. 상설특검팀(특별검사 안권섭) 수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지난해 3월 이재만 당시 대검찰청 노동수사지원과장이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던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지휘부와 '실무자인 문 부장검사가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전제로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논의한 문자 메시지 내역을 확보했다.
이 전 과장은 당시 문 부장검사로부터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고의성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엄희준 당시 지청장과 김동희 당시 차장검사가 문 부장검사와 진행한 1차 회의에서도 같은 내용의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건 처분을 앞둔 지난해 3월7일 이 전 과장은 김 차장검사에게 "문 부장검사도 본인이 고의가 없다고 인정했다고 하더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김 차장검사도 "내가 듣기로도 고의가 없다고 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노동 사건 수사에서는 '고의성 여부'가 큰 쟁점이다. 이번 쿠팡 사건과 같은 경우 고의로 퇴직금을 체불했는지 여부가 기소 유무를 가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문자 내역이 특검팀 수사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혐의 처분을 강요받았다는 문 부장검사의 주장이 이번 사건 수사의 핵심인데 지휘부가 문 부장검사의 의견을 전제로 무혐의 처분을 지시했다면 법적으로 문제를 삼기가 어려워서다.
특검팀은 대화 내용 등 각 사건 관계자들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보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문 부장검사의 무고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엄 전 지청장은 문 부장검사의 주장이 허위라며 무고 혐의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특검팀 수사 기한이 다음 달 5일로 종료되는 만큼 이에 대한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많다.
이와 관련, 문 부장검사 측은 머니투데이에 "무고로 수사받는 것은 전혀 없다"며 "고의성이 없다는 문자를 직접 한 자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쿠팡이 퇴직금 관련 규정이 담긴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변경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쿠팡 측은 노동자들이 일용적 노동자였다는 점 등을 이유로 퇴직금을 미지급했다는 입장이었으나, 특검팀은 노동자들의 상용성을 인정해 정종철 CFS 대표이사와 엄성환 전 CFS 대표이사 등을 기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