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의 경영자 지위를 승계받을 경우 설립 당시 적용되던 면적 규정이 아닌 개정된 규정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최근 김모씨 외 2명의 원고가 서울특별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유치원 설립자 변경인가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김씨 등의 선친 A씨는 1997년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김씨 명의로 한 유치원을 설립했다. A씨는 당시 구 교육법에 따라 세 학급, 정원 100명 규모로 설립 인가를 받았고 이후 경영자 명의를 A씨로 변경해 운영했다.
문제는 A씨가 사망하면서 김씨 등이 유치원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김씨 등은 해당 유치원의 설립·경영자 지위를 승계하기 위해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설립 변경인가를 신청했다. 그런데 교육장은 "유치원이 현행 법령상 원아 100명을 수용하기 위한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교육장은 설립·경영자를 김씨 등으로 변경함과 동시에 2026년도부터 유치원의 정원을 기존 100명에서 74명으로 감축하는 설립·변경인가 처분을 했다.
유치원 설립 당시와 김씨 등이 상속받을 때의 유치원에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져서다. A씨가 유치원을 설립할 당시 적용된 구 학교시설·설비기준령은 △유치원 기준면적 66㎡(학급당 원아수 30명 초과일 때)의 보통교실을 학급 수만큼 둬야 하고 △기준면적 66㎡ 이상의 유회실을 1실 이상(4학급 이상이면 2실 이상) 둬야 하고 △화장실에 원아 30인당 1개 이상의 대변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후 1997년 제정된 대통령령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은 학생 정원이 41명 이상일 경우 '80+정원의 3배수'㎡ 수준의 교사(校舍)를 갖추도록 규정했다. 2017년 개정되면서 '교사 중 교실 총 면적은 정원의 2.2배수가 돼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됐다.
김씨 등은 교육장의 조치에 "유치원 설립·경영자 사망에 따른 상속 과정에서 정원을 감축할 법령상 근거가 없다"며 "종전에 인가받은 유치원 면적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경영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교육장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유치원 최초 개원 시점부터 28년이 경과했는데 그 사이 유치원 취학 연령 아동 수가 급감했고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교육 수요 내지 인식 전환이 발생했다"며 "1997년과 2017년 순차적으로 도입된 유치원 교사·교실 면적 규정은 이 사회적·경제적 여건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 사립 유치원이 국가와 지자체에서 재정지원을 받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회적·경제적 여건 변화를 반영해 강화된 유치원 시설기준을 설립·경영자 변경 시부터 적용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그로 인한 설립·경영자들의 불이익보다 우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