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채 해병 수사 외압' 내일 첫 공판…'VIP 격노' 공방 본격화

양윤우 기자
2026.03.08 15:57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머니투데이 DB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한 재판이 오는 9일 본격 시작된다. 이 재판은 대통령이 군 수사 결과를 뒤집어 특정 지휘관의 책임을 면해준 것인지, 통상적 보고와 지휘를 했을 뿐인지를 가리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팀은 '권력형 수사 방해'라는 입장이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오는 9일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용서류무효 혐의 사건 첫 정식 공판을 연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외압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관계자들도 함께 재판을 받는다.

특검은 이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통해 혐의 구조와 지시 경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측도 첫 공판부터 혐의 부인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특검이 제시하는 지시·공모 구조를 하나하나 끊어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 사건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던 해병대 채모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면서 불거졌다. 박정훈 대령이 이끄는 해병대 수사단은 곧바로 사고 경위 조사에 착수한 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 국방부와 대통령실이 언론 브리핑과 국회 설명을 취소하고 경찰 이첩을 보류하게 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는 방향으로 수사 흐름이 바뀌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대통령의 권한이 개별 사건 수사 방향을 바꾸는 데 쓰였다고 주장한다.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 등 지휘부를 혐의자에서 제외하기 위해 국방부와 대통령실에 위법한 지시를 내렸고 그 결과 군 수사와 경찰 이첩 절차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됐기 때문에 조직적인 직권남용 범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입장은 정반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임 전 사단장을 피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나 의도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 변경과 관련해서도 어떤 지시나 공모가 없었고 설령 국방부 장관에게 대응을 지시한 부분이 있다 해도 군 통수권자로서의 정당한 권한 행사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은 성립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재판의 쟁점은 이른바 'VIP 격노'가 실제로 있었는지다. 그 질책이 단순한 보고에 대한 불만 표출이었는지 아니면 수사 방향을 바꾸라는 구체적 지시였는지도가 중요하다. 경찰 이첩 보류와 기록 회수, 임 전 사단장 제외 시도가 하나로 연결된 조직적 개입이었는지도 직권남용죄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

한편 다음 주 법원에서는 다른 특검 사건들의 항소심이 본격 시작한다. 오는 11일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2심 첫 공판이 진행된다. 같은 날 김건희 여사의 통일교 금품수수 사건 2심 첫 공판준비기일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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